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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적응을 넘어 완벽한 정착이다. 쿠니모토가 전북의 새로운 엔진으로 떠올랐다.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전북 유니폼을 입은 쿠니모토는 지난 1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요코하마 마리노스와의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첫 번째 경기에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활약상도 좋았다. 전북 데뷔전이었는데 가장 돋보이는 모습을 보였다. 특유의 공을 소유하고 압박에서 벗어나 동료에게 연결하는 플레이는 경남에서 하던 그대로 위협적이었다. 미드필드 전 지역을 돌아다니며 공격에 무게를 실었다. 김보경(35회)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패스 횟수(31회)를 기록하는 등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팀은 패하기는 했지만 쿠니모토의 존재감을 확인한 것은 수확이었다. 실제로 전북 내부에서도 쿠니모토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쿠니모토는 전북이 배출한 최고의 선수 중 하나인 이재성처럼 왼발잡이 공격형 미드필더다. 기술과 창의성이 뛰어나고 2선과 측면, 3선까지 커버하는 스타일이라 활용 폭이 넓은 게 장점이다. 2016년 전북이 ACL 우승을 달성할 때 김보경-이재성 조합을 앞세운 것처럼 올해에도 김보경-쿠니모토가 엔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재 전북 스쿼드를 보면 쿠니모토의 활약이 더 반갑다. 전북은 돌격대장인 로페즈를 이적시키며 막대한 이적료(약 70억원 추정치)를 벌었지만 전력 누수는 피하지 못했다. 여기에 지난 시즌 에이스 문선민이 군에 입대했고, 한교원도 정상 컨디션을 아직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전북의 장점인 측면 공격이 살아나지 못한 원인이었다. 요코하마전에서도 수비 뒷공간을 파고들 윙어의 부재로 어려운 경기를 했다. 로페즈 수준의 측면 공격수를 영입하지 못하는 한 결국 전북은 새로운 방식으로 경기를 풀어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위력적인 윙어는 없지만 쿠니모토와 김보경, 이승기 같은 기술 좋은 선수들을 활용해야 한다. 좁은 지역에서도 경기를 풀어가는 능력이 탁월한 이들을 앞세워 전진하는 방법이 필요하다. 쿠니모토의 영입은 분명 전북에 중요한 옵션 하나를 더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게다가 쿠니모토는 1997년생으로 어리다. 올해 도쿄올림픽 출전도 가능한 나이로 여전히 성장하는 선수다. 경남 시절에도 뛰어난 활약을 했었는데 보다 수준 높은 전북 동료들과 함께하며 업그레이드 될 가능성이 크다. 요코하마전에서는 손발이 100% 맞지 않는 모습을 보였으나 시간이 지나면 동료들과의 호흡도 개선될 여지가 있다. 올시즌 전북의 열쇠를 쥔 선수는 어쩌면 쿠니모토가 될 지도 모른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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