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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새 시즌 K리그 우승에 재도전하는 울산 현대는 ‘김학범호’ 허리의 핵심 기둥으로 자리매김한 원두재(23)의 오름세가 반갑다.
지난해 전북 현대에 역전 우승을 내주면서 분루를 삼킨 울산은 새 시즌 또다시 과도기에 놓였다. 특히 ‘K리그 MVP’ 김보경을 비롯해 믹스 디스커루드, 박용우가 이탈한 2선 경쟁력 확보가 관건이다. 다행히 올겨울 이적설이 불거진 최전방 공격수 주니오와 센터백 윤영선은 팀에 잔류하기로 했다. 주니오는 지난해 19골로 득점 부문 2위에 올랐고, 2018 러시아 월드컵 국가대표로 뛴 윤영선은 불투이스와 주전 센터백으로 맹활약했다. 2선 핵심 요원 전원 이탈에 이어 주니오와 윤영선마저 떠났다면 울산은 전술 핵심인 센터라인을 전면 개편이 불가피했다. 둘의 잔류 선언은 김도훈 감독이 새 시즌 대비 밑그림을 그리는 데 커다란 힘이 된다.
울산은 애초 주니오 이적을 염두에 두고 노르웨이 국가대표 비욘 존슨을 영입했다. 외국인 쿼터 1장을 김보경이 떠난 공격형 미드필더 보강에 사용하려고 했다. 주니오가 잔류하면서 올겨울 울산 유니폼을 입은 국가대표 출신 미드필더 고명진과 주장 신진호의 역할이 더욱더 중요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입대한 수비형 미드필더 박용우의 공백을 메우는 것도 관건이었는데 원두재가 아시아축구연맹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에서 발군의 활약을 펼치면서 김 감독을 웃게 했다.
연령별 국가대표를 두루 거친 원두재는 2017년 일본 J2리그 아비스파 후쿠오카에서 프로로 데뷔해 주전으로 세 시즌 활약했고, 2020년엔 울산 유니폼을 입고 K리그 무대에 도전한다. 그는 지난해 리그 33경기를 뛰면서 프로 데뷔 이후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했다. 키 187㎝인 그는 ‘신형 진공청소기’라는 별명답게 2선 지역에서 상대 공격의 일차 저지선 구실은 물론, 빌드업에도 능하다. 김도훈 감독도 원두재의 폭넓은 활동량 뿐 아니라 공격 전개에서 꼭짓점 구실을 해주리라고 여기고 있다. 그는 U-23 챔피언십에서 조별리그 첫 경기 중국전을 제외하고 사우디아라비아와 결승전까지 5경기를 모두 뛰면서 김 감독이 원하는 활약을 펼쳤다. 대회 MVP에도 오르면서 훗날 A대표팀 입성에도 가속페달을 밟게 됐다.
울산은 ‘철퇴 축구’를 표방한 과거서부터 수비형 미드필더의 역할이 가장 두드러졌다. 빌드업을 지향하는 김 감독 체제에서도 수비형 미드필더의 역할 범위는 넓다. 원두재가 울산 공수의 새로운 엔진 구실을 할지 지켜볼 일이다. 그는 2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U-23 대표팀 동료와 귀국한 자리에서 “이번 대회를 통해 (대중이) 나를 알게 됐으리라고 생각한다. K리그에서 뛰면서 좋은 선수로 성장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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