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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d 윤계상과 손호영. 제공 | 싸이더스HQ

“형, 많이 생각해봤는데, 그냥, 우리 예전으로 돌아가면 안될까?”

지난 12일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열린 god 15주년 기념 콘서트 막바지 앵콜 무대에서 god 다섯 멤버 다섯명과 1만4000여 팬들은 모두 함께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이들을 울린 것은 팀을 탈퇴했다가 12년만에 돌아온 멤버 윤계상의 ‘깜짝 영상 편지’였다. 12분 가량 이어진 이 영상 편지를 통해 윤계상은 자신이 god로 돌아오기로 결심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그것은 바로 이 손호영의 한마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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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d. 제공 | 싸이더스HQ

윤계상은 공연 마지막 부분에 다른 멤버들 모르게 준비한 영상 편지를 공개했다. 여기서 윤계상은 지난해 5월 손호영이 여자친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 이후 괴로워하다가 자살을 시도했을 때 병문안을 갔던 일화를 공개했다.

그는 손호영에게 직접 쓰는 편지 형식의 나레이션으로 “멤버들과 너를 찾아갔을 때가 기억나니? 네가 나에게 처음 했던 말? ‘형 많이 생각해봤는데, 그냥, 우리 예전으로 돌아가면 안될까? 그냥 god가 하고 싶다. 하자’ 이 말이었어.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더라. 내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뭐라 해야 할까, 마음 아프고 다 미안하고, 모든 이유가 필요 없고, 사라진 느낌이었어. 그래서 그냥 ‘하자’ 말했지. 호영아 내가 사랑하는 호영아. 고마워. 다시 형 받아주고, 내가 god를 할 수 있게 기회를 줘서”라고 고백했다.

그는 손호영에게 “형은 너를 참 많아 시랑했다. 그래서 너에게 다시 다가가기가 힘들었어. 우리 헤어졌을 때 너만큼은 알아주길 기대했던 것 같아. 너도 그랬던 것 같고. 그래서 우리 다 마음이 아팠나보다. 이제 보이네, 바보같이. 너에게 힘든 일이 있었을 때 너에게 화가 많이 났어. 후회도 했고. 몇 년 만에 널 찾아가 많은 얘기를 해주고 싶었는데, 만나니 그럴 수 없더라. 형으로서 너에게 아무것도 해준게 없어서... 너에 대한 미안함에 내 스스로에게 화가 났던게 아닌게 싶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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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d 윤계상. 제공 | 싸이더스HQ

윤계상은 다른 멤버들에게도 진한 애정을 고백했다. ‘막내’ 김태우에게는 “네가 god를 다시 만들어줬다. 고맙다, 태우야”라고 했고, 큰형 박준형에게는 “정말 오랜 만에 만난 날, 형이 ‘YO! 계상’하며 나를 안아줬잖아. 집에 온 거 같더라. 몇년 고생하고 부모님을 만난 것처럼”이라고 했다. ‘친구’ 데니 안에게도 “너를 보면 그냥 울컥거린다. 데니, 네 존재가 나에게 가장 든든한 힘이 된다. 많이 의지하고 기댈 수 있는 친구, 이제 너 많이 얘기 나누자. 우린 같이 살아가는 친구잖아. 같이 살아가야만 하는 친구이기도 하고”라고 애정을 밝혔다.

윤계상이 “다시 모든 걸 받아준 팬들, 얼마나 감사하고 감사한지 말로 표현이 안된다. 가슴으로는 헤어지지 말자, 그냥 같이 살아가자”고 영상 편지를 마무리짓자 박준형은 “왜 나를 울리고 그래!”라며 윤계상에게 화(?)를 낸 뒤 멤버 모두를 감싸 안아 원을 그린 채 진한 포옹을 나눴다.

한편 이날 공연장에는 1만4000여명의 팬들이 꽉 들어찼다. god는 13일 서울서 한차례 더 공연한 뒤 8월까지 광주, 부산, 대구, 대전에서도 god 15주년 기념 콘서트를 개최한다.
이지석기자 monami153@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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