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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제가 보기에 전 친구에게 키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이달 브라질에서 개막하는 17세 이하(U-17) 월드컵 에 출전하는 한국 대표팀의 주전 골키퍼는 광주FC 산하 유스팀은 금호고의 신송훈이다. 신송훈은 신장 180㎝로 골키퍼 치고는 작은 선수다. 지난 20세 이하(U-20) 월드컵 주전 골키퍼 이광연(184㎝)보다 작다. 현대 축구에서는 장신 골키퍼를 선호하는 추세인데 신송훈은 당당하게 주전 자리를 차지하는 동시에 주장까지 맡았다. 신송훈을 향한 팀 전체의 신뢰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도 “선수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신송훈을 굉장히 믿고 있다. 팀 전체의 지지를 받는 선수”라고 귀띔했다.
K리그 유스 관계자들 사이에서 신송훈은 꽤 유명한 선수다. 키는 작은데 워낙 기량이 출중하기 때문이다. 지난 여름 포항에서 열린 K리그 유스 챔피언십에서 신송훈은 베스트 골키퍼상을 수상했다. 17세, 18세 이하팀 경기에 모두 출전할 정도로 팀 내 입지가 탄탄하다. 신장은 작지만 반사신경과 스피드가 좋고 탄력도 있어 공중볼 처리에 약점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정수 U-17 대표팀 감독이 나머지 두 명의 골키퍼를 모두 한 살 어린 선수로 채운 것도 신송훈을 확실한 주전으로 분류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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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명 U-17 대표팀 골키퍼 코치도 신송훈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드러냈다. 서 코치는 1995~1998년 국가대표로 활동하며 프랑스 월드컵에도 참가했던 간판 골키퍼였다. 서 코치의 경우 키가 194㎝로 꽤 큰 편이지만 단신인 신송훈을 편견 없이 평가하고 있다.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만나 서 코치는 “송훈이는 대한축구협회 골든에이지 프로그램 1기 선수다. 12세 때 처음 봤는데 그때부터 반사신경과 스피드가 남달랐다. 당시에는 3번 골키퍼였는데 이제 1번이 됐다. 굉장히 잘 성장한 선수”라고 말했다. 이어 서 코치는 “키가 작다고 걱정할 이유가 없다. 제가 보기에 송훈이에게 키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공중볼 처리도 굉장히 잘한다. 스피드가 좋아 활동 반경이 넓고 오히려 장점이 많은 선수다. 과거 멕시코의 호르헤 캄포스처럼 월드컵 같은 국제 무대에서도 통할 것으로 확신한다”라고 덧붙였다. 캄포스는 멕시코 출신의 단신 골키퍼로 키가 173㎝에 불과했지만 뛰어난 기량을 갖춘 선수로 유명했다.
한국 역시 이미 단신 골키퍼의 활약으로 역사를 쓴 사례가 있다. 지난 폴란드 U-20 월드컵에서 이광연이 맹활약하며 한국의 준우승에 기여했다. 서 코치는 “이광연 못지 않게 좋은 활약을 할 것으로 믿고 있다. 새로운 스타의 탄생을 기대해도 좋다”라며 신송훈이 U-17 월드컵을 통해 한국의 새로운 영건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는 생각을 밝혔다.
앞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신송훈은 “광연이형도 저처럼 키가 큰 편이 아닌데 월드컵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저도 형의 플레이를 보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형만큼 잘하고 싶다”라면서 “가끔 연락하는 사이인데 잘 준비하라고 해줬다”라며 이광연처럼 월드컵에서 단신에 대한 편견을 깨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한편 U-17 대표팀은 6일 출국해 현지 적응에 들어간다. 16일 상파울루에서 나이지리아, 20일 고이아니아에서 에콰도르와 친선경기를 치른 후 28일 아이티와 조별리그 1차전을 갖는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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