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손흥민, 못 따라올걸!
손흥민이 7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한국-호주 평가전에서 드리블 돌파를 하고 있다. 부산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투톱을 쓸 가능성은 있다.”

카타르로 가는 첫 관문에서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은 미드필더 대량 선발이란 승부수를 던졌다. 벤투 감독이 26일 선발한 내달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엔트리 26명의 특징을 살펴보면 미드필더로 절반에 가까운 12명을 할애했다는 것을 들 수 있다. 포백을 기본 포메이션으로 봤을 때 수비수는 더블스쿼드에 해당하는 8명을 뽑았으나 미드필더는 거의 3배수를 발탁했다고 할 수 있다. 이 중엔 지난 3월 올림픽 아시아 1차예선에서 한국 축구를 구한 22세 미드필더 이동경의 깜짝 발탁도 들어 있다.

◇손흥민은 투톱? 미드필더 12명 발탁의 의미

미드필더를 대거 뽑은 것은 그 만큼 1~2선의 구성을 유연하게 펼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벤투 감독은 지난 1월 UAE 아시안컵 때까지는 황의조를 맨 위에 세우는 원톱 스타일을 유지하다가 카타르와 8강전에서 패해 예상보다 일찍 탈락한 뒤 3월과 6월 A매치에서 생각을 바꿔 투톱 시스템을 가동했다. 손흥민을 왼쪽 날개에서 투톱 중 한 명으로 올려 골대 가까운 쪽에서 그의 슛이 최대한 터지도록 도왔다. 벤투 감독은 이번 명단 발표 직후에도 원톱과 투톱 활용 가능성을 모두 펼쳐놓았다. 벤투 감독은 “이번 경기에서도 투톱을 쓸지 아닐지는 봐야겠으나 가능성은 있다고 말하겠다. 9월 10일 투르크메니스탄과 아시아 2차예선 1차전에서도 투톱을 쓸 생각은 갖고 있다”면서도 “손흥민을 어떻게 활용할지 말하는 것은 이르다. 변수와 점검 사항이 많다”고 했다. 손흥민이 최전방으로 올라가면 2선 미드필더가 상당히 공격적인 4-1-3-2 형태가 될 수밖에 없다. 권창훈 이강인 이재성 이청용 등 다재다능한 공격형 미드필더 재목 중 그 날 컨디션에 따라 중원의 키를 맡기겠다는 생각이 벤투 감독의 미드필더 대량 선발에 묻어 있다. 여기에 황희찬과 김보경 나상호 등 득점과 도움 능력을 고루 갖춘 다른 멤버들도 있어 벤투 감독 입장에선 23명 엔트리 구성에서부터 행복한 비명을 지를 것으로 보인다. 어차피 아시아 2차예선에 전방 스트라이커에 대한 상대 밀집 수비는 피할 수가 없다. 2선 자원들의 다채로운 공격력이 벤투호의 카타르행 첫 관문을 활짝 열어젖힐 열쇠다.

◇“이동경, 기술 있고 능력 있다…좁은 공간 해결사”

재능있는 젊은 선수들을 곧잘 뽑는 벤투 감독이 이번엔 올림픽대표팀 이동경을 골랐다. 이동경은 올해 K리그1 18경기(17회 선발),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예선 및 본선에 3경기 출전하며 울산 공격라인의 축으로 성장하고 있다. 아직은 K리그의 22세 이하(U-22) 쿼터 혜택을 받고 있으나 5월18일 수원전, 6월1일 제주전에서 골 맛을 보는 등 조금씩 두각을 나타내는 중이다. 특히 그는 지난 3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2020년 23세 이하(U-23) 아시아선수권 예선 호주전에서 0-2로 뒤진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로 들어가 2득점, 한국 축구 구하기 중심에 선 적이 있다. 한국은 호주전에서 패했을 경우 도쿄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을 겸하는 U-23 아시아선수권 본선행이 좌절되는 상황이었다. 연령별 대표팀에서의 활약과 울산에서의 출전 시간 확보가 국가대표팀 승선이라는 결실로 다가왔다. 벤투 감독은 “기술이 좋고 능력 있다고 생각한다. 측면과 중앙 모두 활약이 가능한 자원이고, 좁은 공간에서 빠르게 판단하고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우수하다”며 이동경을 칭찬했다. 이동경은 “손흥민 선배를 보고 싶다. (포지션이 같은)권창훈 이재성 선배를 많이 보고 배우겠다”고 말했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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