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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제리 팬들이 브라질을 홈 그라운드로 만들 기세다. 알제리와 2차전을 치르는 한국도 극성스러운 알제리 팬들의 원정응원을 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알제리가 18일(한국시간) 2014 브라질월드컵 H조 리그 1차전 벨기에와 경기를 치른 벨루 오리존치는 경기 하루전인 17일 부터 알제리 팬들로 점령당했다. 경기장 인근의 호텔은 몰려드는 알제리 팬들로 인해 빈 방이 없을 정도로 붐볐다. 길거리에는 알제리 국기나 알제리 축구협회 휘장이 그려진 티셔츠를 입은 알제리 팬들이 브라질 사람들보다 더 많이 눈에 뛸 정도로 늘어났다. 알제리 팬들이 맥주를 들고 몰려다니거나 삼삼오오 모여 아랍어와 불어를 섞어가며 소란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도처에서 목격됐다. 일부 팬들은 상파울루 인근의 알제리 베이스캠프인 소로카바부터 극성스럽게 따라다니기도 했다. 훈련장 앞에 알제리 국기를 걸어놓은 팬들은 출입을 막는 안전요원들과 실랑이를 벌였다.
알제리에서 건너온 팬들은 대략 3000명 정도로 추산된다. 알제리에서 온 한 팬은 응원인파가 8대의 비행기를 나눠타고 건너왔다고 증언했다. 알제리 뿐 아니라 프랑스와 벨기에 등 유럽지역에서 건너온 팬들을 합하면 4000명 이상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축구 열기가 높은 알제리에서 자국 대표팀의 경기일정에 맞춘 월드컵 여행 상품이 인기를 끈 것이 원정응원단을 늘린 원인이었다. 월드컵 여행 상품은 총 3단계로 구성됐는데 최하 등급이 3000유로, 원화로는 416만원 정도다. 중간 등급이 4000유로(554만원), 5성급 호텔과 브라질 국내선 항공편 이동 등으로 구성된 최고 등급의 가격은 7000유로, 원화로 무려 970만원에 달한다. 한국 기준으로 따져도 직장인의 몇 개월치 봉급에 해당하는 높은 금액이다. 알제리 통계청이 발표한 2012년 기준 평균 임금에 따르면 채광업 종사자가 86000 알제리 디나르로 가장 많은 월소득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화로 환산하면 110만원 정도다.
하지만 정작 알제리 팬들은 비싸지 않다는 반응이다. “조별리그 3경기의 티켓과 브라질에서 체류하는 동안의 숙식비, 교통비까지 모두 포함돼 있는 금액이다. 비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 그들의 말이다. 직장이 있는 보통의 시민들이지만 휴가를 내고, 아이들의 손을 잡고 대서양을 건너 브라질에 왔다. “만약 알제리가 조별리그를 통과하면 일정을 더 늘려 대표팀을 따라다니며 응원할 것”이라며 신난 표정들이었다.
한국과 2차전이 열리는 포르투 알레그레도 알제리 원정응원 인파로 북적일 전망이다. 4만 30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베이라 히우 경기장을 가득 채울 정도는 아니지만 4000여명의 알제리 팬들의 응원은 ‘홍명보호’의 태극전사들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
벨루 오리존치(브라질) | 이정수기자 polaris@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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