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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홍진영. 제공|뮤직K

“혹시라도 저인 줄 모를까 봐요~.”

요즘 각종 예능에서 특유의 애교 만점 콧소리로 매력을 뽐내고 있는 트로트 가수 홍진영을 어떻게 모르고 지나칠까 싶지만, 정작 자신은 조바심이 나서 앞장을 서고 나왔다.

홍진영이 SBS 주말극 ‘기분 좋은 날’의 OST로 오승근의 ‘내 나이가 어때서’를 리메이크했는데, 안방 팬들이 행여나 자신인 줄 모를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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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홍진영. 제공|뮤직K

◇애절한 발라드, 홍진영 목소리 맞아요
그동안과는 사뭇 다른 목소리로 선보여 팬들이 귀기울여 들어줬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내 나이가 어때서’를 원곡의 느낌을 살린 경쾌한 록 버전과 더불어 발라드 버전을 내놓은 홍진영이 전매특허인 흥을 돋우는 특유의 콧소리를 덜어내고 차분하고 서정적인 느낌을 부각했다.

홍진영은 “요즘 예능만 하는데, 음악적으로 욕심이 없지 않다”고 강조하면서 “OST는 처음이고 오랜만에 내 솔로가 나와서 많이 알리고 싶었다. 무엇보다 발라드 버전은 애절하다. 내가 그동안 잔잔한 모습을 보여드린 적이 없어서 이런 걸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정말로 발라드 버전 ‘내 나이가 어때서’를 들어보면 자칫 홍진영인 줄 모르고 지나칠지도 모르겠다.

홍진영은 “슬픈 생각을 하면서 눈물 흘리며 불렀더니 생각보다 괜찮게 나왔다. 내가 트로트 가수이기는 하지만, 발라드를 정말 좋아하고 노래방에서는 발라드 곡을 많이 부른다. 이런 기회가 와서 너무 좋았다”며 만족스러워했다.

항상 들떠 있는 듯한 홍진영이 평소 차분한 발라드의 팬이라니 의외일 수 있는데, 그는 “화요비의 ‘나 같은 여자’ 등 절절한 여자의 마음을 노래하는 곡을 좋아한다. 부르는 건 신나는 노래를 즐겨 부르기도 하지만 듣는 음악은 특히 감수성 깊은 곡을 좋아한다. 그런 걸 들으면 업(up)된 나를 차분하게 눌러줄 수 있어 좋다. 그래서 발라드가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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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홍진영. 제공|뮤직K

◇다양한 도전으로 트로트 가수 선입견 깰래요
이번 발라드 곡이 보여주 듯 “홍홍홍~”하며 콧소리를 내며 웃는 홍진영이 그의 전부는 아니라는 사실은 그가 무역학 박사학위까지 받았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어느 정도 예상을 했을 수 있다.

홍진영은 고등학교 때까지는 공부에 전혀 관심이 없었지만, 연예인이 되려면 장학금을 받아야 한다는 아버지의 뜻에 따라 공부를 하다 보니 어느덧 박사라는 타이틀까지 따게 됐다.

홍진영은 “연예인이 되기 위해 서울을 오가며 대학 공부를 하다가 막연하게 연예계 일이 전공이었던 무역과 연계할 수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박사논문까지 쓰게 됐다. 게다가 내가 연예계 생활을 하면서 시행착오를 겪으니까 더욱 구체화됐다”고 당시를 돌이키면서 “솔직히 지금 논문을 쓰라면 좀 더 잘 쓸 수 있을 것 같은데, 후회는 없다. 앞으로는 책을 쓰고 싶다. 그래서 열심히 메모를 하고 있다”며 또 다른 욕심을 보였다.

과연 어떤 책을 내려는 걸까. 럭비공 튀는 듯한 4차원 캐릭터가 매력이라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 홍진영은 “연애지침서를 쓰고 싶다”며 논문 이야기를 할 때와는 전혀 다른 표정을 지었다.

그러다가도 이내 “트로트 가수가 그냥 행사 많이 하고 돈 벌려고 하는 직업이라는 선입견이 있다. 나는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이런 가수가 이런 활동도 하는구나’ 할 수 있도록 최대한 많은 걸 도전하고 싶다. 젊은 친구들이 트로트를 별로 안 좋아하고, 선입견이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다양한 무대로 그런 선입견도 깨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런 의미로 홍진영은 작사·작곡은 물론 연기에도 욕심을 내고 있다. “MBC ‘빛과 그림자’에도 출연했다. 드문드문 드라마 제의는 들어오는데, 시간적으로 여건이 안돼 못하고 있다. 유쾌하고 재밌는 역할을 하고 싶다. 힘닿는데까지, 쓰러지지 않을때까지 뭐든 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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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홍진영. 제공|뮤직K

◇첫눈에 반한다는 말 안 믿어요
현재 MBC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배우 남궁민과 가상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홍진영은 얼마 전 tvN ‘현장 토크쇼 택시’에 출연해서는 소속사에 “상대가 마음에 들면 결혼할 것”이라고 선전포고했노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30대인 만큼 결혼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일까 물었다.

홍진영은 “내 사람이다 싶은 사람이 있을 때 결혼하려고 한다. ‘빨리 가야겠다. 늦게 가야겠다’ 그런 생각은 안 한다. 그냥 사람이 생길 때 훅~ 갈 것이다. 다만 주변에 결혼한 친구들이 많아지니까 ‘나도 시집갈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가상 남편 남궁민은 ‘이 사람’이라는 느낌이 없는 걸까. 홍진영은 “민이 오빠, 너무 좋은 사람인데 아직 많이 만나보지 않았다”고 강조하면서 “처음부터 ‘이 사람이다’ 싶을 순 없는 것 같다. 첫눈에 반한다는 말을 안 믿는다. 앞으로 더 보면 좋은 사람인 건 분명한 거 같다”며 평소 통통 튀는 것과는 달리 신중하게 말했다.

조성경기자 ch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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