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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이 순야에게 길로틴 초크를 건 케빈 박이 탭을 받아내고 있다.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글·사진 이주상기자] ‘핏불’ 서두원이 케빈 박에게 극찬을 보냈다. 지난달 30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더블지FC 02 대회가 열렸다. 이날 대회에는 ‘황소’ 양동이를 비롯해서 안상일, 전찬미 등 한국을 대표하는 격투기 스타들이 총출동 했다.

9경기 중 7경기가 국제전일 정도로 각국에서 출중한 실력의 스타들이 케이지에 올랐다. 게다가 6번의 경기가 KO나 서브미션으로 끝나 팬들에게 격투기의 매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당초 기대를 모았던 양동이, 안상일, 전찬미 등이 모두 패해 한국 팬들의 아쉬움을 사기도 했다.

하지만 팬들은 케빈 박에 열광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페더급에서 일본의 이마이 순야를 상대로 케이지에 오른 케빈 박은 1라운드 종이 울리자마자 적극적으로 공세에 나섰다. 케빈 박의 신장은 162cm인 반면 이마이는 182cm의 장신이었다. 무려 20cm의 차이가 났지만 케빈 박은 아랑곳 하지 않았다.

타격으로 선제공격을 펼친 케빈 박은 이마이를 코너로 몰며 기회를 노렸다. 이마이는 예상과 달리 케빈 박의 적극공세에 놀랐다. 게다가 커버링을 내린 채 돌진하거나 작은 키로 기습적으로 킥을 날리는 등 변칙기술에 당황했다.

1라운드 1분이 지난 상황에서 케빈 박은 태클을 시도했다. 다소 엉성한 상황에서 이마이가 넘어졌지만 케빈 박의 진가는 여기서 나타났다. 어쭙잖은 상황인데다 제대로 기술을 걸지 못했지만 압도적인 파워로 이마이를 옥죄었다. 이마이가 빠져 나오려고 애썼지만 엄청난 파워에 숨을 몰아쉬며 탭을 치고 말았다. 1라운드 1분 44초 길로틴 초크에 의한 TKO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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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박이 이마이 순야에게 그라운드 기술을 걸고 있다.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케빈 박은 “타격으로 승부를 걸려고 했는데, 그래플링으로 이겼다”며 “지난 경기에서는 상대를 얕보다 졌다. 이번에는 진지하게 준비했다. 앞으로도 화끈한 경기를 벌이겠다”고 말했다. 케빈 박은 지난 아잘렛4에서 브라질의 브루노 호베르소에게 패했다. 이번 승리로 4승 1패를 기록하게 됐다.

케빈 박의 경기를 지켜본 더블지FC 해설위원 서두원은 “전부터 눈여겨 본 선수다. 독특한 캐릭터에 실력도 겸비했다. 어떤 악조건에서도 돌파해낼 수 있는 힘과 기술을 가지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MMA 스타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찬사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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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이 순야와 케빈 박이 접근전을 펼치고 있다. 케빈 박은 162cm, 이마이 순야는 182cm로 20cm의 차이가 나지만 케빈 박은 압도적인 파워로 이마이를 꼼짝 못하게 했다.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케빈 박은 재미교포로서 중학교 때 격투기에 입문했다. 특히 ‘무규칙게임’ 150전 147승 3패의 신화를 가지고 있다. 타고난 힘과 정글에서 다져진 ‘본능’이 그의 트레이드 마크다. 이마이와의 경기에서도 현란한 변칙기술로 상대방을 정신없게 만들었다.

이지훈 더블지FC 대표가 “탐이 나는 선수다. 갖고 싶은 선수다”라며 러브콜을 보낼 정도로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또한 케빈 박은 R&B에도 뛰어난 소질을 갖고 있어 자작곡을 바탕으로 그의 주거지인 수원과 경기 지역에서 다수의 콘서트도 벌여오고 있다.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를 타고난 드문 ‘스포테이너’라고 할 수 있다. 케빈 박은 “동포인 한국 선수와는 싸우고 싶지 않다. 이기든 지든 실력 있는 외국선수와 싸우고 싶다”며 동포애와 함께 싸움꾼의 근성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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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박이 TKO승을 거둔 후 기뻐하고 있다.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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