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다익손, 선발 출전  [포토]
SK 다익손이 14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서 투구하고 있다. 2019.3.14 대전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문학=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SK 브록 다익손(25)이 시범경기 두 번째 등판에서도 안정감있는 투구를 보여줬다. SK 염경엽 감독은 다익손의 구속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지만, 100%가 아닌 브록손의 직구에도 두산 타자들이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다.

염 감독은 20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시범경기를 앞두고 “다익손이 선발등판한다. 구속이 관건이다. 내가 미국에서 봤을 때 모습이라면 평균 구속 148㎞, 최고 구속 150㎞까지 나와야 한다. 지난주 대전(한화전)에서 147㎞ 정도 나왔어야 하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다익손은 지난 14일 대전 한화전에서 4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최고 구속 147㎞를 찍었지만 평균 구속이 142㎞, 최저 구속 136㎞를 기록했다. 당시 평균 구속과 최저 구속이 너무 낮아 전력분석팀에서도 우려를 표했다.

205㎝의 장신 다익손은 올시즌 한국 무대를 처음 밟는다. 아직 검증절차를 거치지 않았지만 염 감독은 성공을 확신하고 있다. 장신에서 내려꽂는 공 자체가 워낙 위력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속이 140㎞ 후반대까지 나와야 타자들에게 더 위협적일 수 있다. 염 감독이 다익손의 구속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이유다. 잃어버린 구속을 찾기 위해 영상분석에도 매달렸다. 염 감독은 “미국에서 던질 때의 영상을 보면서 축족을 고정시키는 등 투구폼도 조금 교정했다. 3~4일 정도 훈련했는데 오늘 확인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날 다익손은 5회까지 81개의 공을 던지며 1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최고 구속은 147㎞까지 나왔고 우려했던 평균 구속은 144㎞로 끌어 올렸다. 최저 구속도 141㎞였다. 장신의 장점을 활용한 커브도 14개(115~121㎞) 구사했는데 스트라이크가 10개였다. 슬라이더와 포크볼도 각각 7개, 5개를 던졌다. 직구 구위를 끌어 올리기 위해 직구 위주로 투구를 하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볼 수 있다. 축족의 각도를 잘 잡아서인지 구속도 조금 올라갔고 퀵모션도 간결해졌다. 다익손은 경기 후 “투수 코치들과 상의해 수정한 부분에 신경쓰며 던졌는데 결과가 좋았다. 포크볼도 좋아지고 있어 커브와 슬라이더를 더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듯하다”고 밝혔다.

다익손의 구속이 올라온 점도 좋았지만 몸쪽 하이패스트볼이 절묘하게 들어갔다. 3회 2사에서 허경민을 잡은 구속 146㎞짜리 몸쪽 높은 직구가 묵직하게 들어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커브를 정타로 연결한 두산 타자도 없었다. 200㎝넘는 다익손의 손끝에서 폭포수처럼 떨어지는 커브를 공략하긴 쉽지 않았다. 시즌 초반에는 다익손의 커브도 위력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염 감독의 걱정처럼 직구 구속은 더 끌어 올려야 한다. 아직 타자들의 컨디션도 완전치 않은 상태여서 직구에 반응이 다소 늦는다. 하지만 시즌에 들어가면 평균 구속 140㎞ 초·중반의 공으로 상대를 압도하긴 어렵다는 게 염 감독의 계산이다.

SK 손차훈 단장에 따르면 다익손은 최고 152㎞의 빠른 공을 던졌다. 100% 컨디션을 회복하며 평균 구속을 140㎞ 후반대까지 끌어 올려 커브와 잘 섞는다면 염 감독의 기대대로 ‘큰 산’을 SK 마운드에 세울 수 있을 전망이다.

iaspir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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