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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리조나=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기량은 물론 야구를 대하는 자세, 동료들과 관계까지 모든 게 완벽하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최고 선수이자 동료다. 키움 에이스 제이크 브리검(31)이 지난해 미국 애리조나에서 인종차별 주의자와 충돌한 사건을 돌아봤다. 덧붙여 그는 지난해보다 더 나은 한 해를 보낼 것을 다짐하며 KBO리그 장수 외국인 반열에 오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과거 키움에서 뛰었던 브랜든 나이트, 앤드류 밴헤켄으로 구성된 외국인 에이스 계보를 잇고 있다. 2017시즌 중 대체 외국인투수로 한국땅을 밟은 브리검은 2018시즌 31경기 199이닝을 소화하며 11승 7패 방어율 3.84를 기록했다. 2017시즌보다 빼어난 구위와 제구로 이닝 부문 1위에 올랐다. 시즌 내내 꾸준한 투구로 불펜진 과부하를 막았고 키움의 가을야구 재진입을 이끌었다. 지난 14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베이스볼 콤프렉스에서 스프링캠프에 임하고 있는 브리검을 만나 여러가지 얘기를 들었다. 다음은 브리검과 일문일답.
-히어로즈에서, 그리고 한국에서 세 번째 시즌을 앞두고 있다. KBO리그 3년차가 된 각오는?지난해 즐거운 시즌을 보냈다. 힘든 시기를 극복하면서 포스트시즌에 올랐다. 올해는 더 좋은 결과를 낼 것이라 믿는다. 나와 팀 모두 지난해 발전한 모습을 이어가는 게 목표다. 팀이 더 좋은 시즌을 보내는데 보탬이 되고 싶다. 개인적인 목표는 더 효율적인 투수가 되는 것이다. 볼카운트에 따라 적합한 구종을 선택해서 오랫동안 마운드를 지키고 싶다. 물론 더 많은 이닝도 소화하고 싶다.
-지난해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동료들과 저녁 식사를 하다가 인종차별 발언을 한 현지인과 충돌한 것으로 알고 있다.
지난해 이 맘 때였다. 애리조나 서프라이즈 스프링캠프 기간 중 팀 동료들과 저녁식사를 갔다. 한 남성이 우리에게 굉장히 무례한 발언을 했다. 굉장히 실망스러웠고 나는 우리 동료들을 지켜야 했다. 우리 선수들이 알아듣지 못했으나 인종차별 발언인 것은 확실했다. 화를 참을 수 없었고 바로 가서 지적했다. 우리 동료들을 지키기 위해선 무엇이든 할 것이다.
-입장을 반대로 돌려보자, 한국에서 비슷한 경험을 하거나 비슷한 느낌을 받은 적이 있나?
없었다. 미국에선 우리 가족이 평범한 사람이지만 한국에선 다르게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한국에선 많은 분들이 우리를 환영해줬다. 내가 야구선수라서가 아니었다. 한국 사람들은 사회의 구성원 중 하나로 우리를 맞이해줬다. 한국에서 경험을 통해 우리 가족들 모두가 더 나은 사람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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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뛰는 게 야구선수로서도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미국에선 여러 팀을 왔다갔다 했다. 당시는 상위리그에서 살아남는 게 첫 번째 목표였다. 팀에 대한 소속감이 없었다. 한국에선 하위리그로 내려간다는 걱정은 없다. 소속감도 강해진다. 자연스럽게 우리 팀이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각오가 생긴다.
-실제로 2019시즌 키움이 우승후보로 꼽히고 있다.지난해 젊은 선수들이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많이 성장했다. 정말 다사다난했고 부상자도 많았는데 젊은 선수들이 이겨냈다. 올해는 부상자도 없고 이탈했던 선수들도 돌아왔다. 우승후보로 꼽힐 만하다고 본다. 자부심도 느낀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서 맹활약했던 안우진이 올해에는 선발투수를 준비하고 있다. 야구 선배로서 안우진에게 조언한다면?지난해 선발투수로 고전했지만 실전을 소화하며 많이 배왔다고 본다. 본인이 저지른 안 좋은 사건에 대해서도 반성하고 있다. 안우진은 엄청난 구종을 갖고 있다. 다가오는 시즌에는 선발투수로서 부쩍 성장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 예상한다. 사실 안우진이 지난해부터 정말 많은 질문을 했다. 휴일에는 어떤 훈련을 해야 하는지, 볼카운트에 따라 어떤 공을 던져야 하는지, 어떻게 컨디션을 유지하는지 꾸준히 물어봤다. 우리 팀 트레이닝 스태프는 정말 뛰어나다. 그들과 함께 한다면 안우진도 더 강한 몸을 만들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2019시즌 우승을 노리며 어떤 부분에 집중했나?
지속성과 꾸준함이다. 롱런할 수 있는 몸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10월까지 야구하는 것을 바라보고 준비하고 있다. 매 경기 지난해보다 오랫동안 마운드에 남아있을 것이다. 더 강한 몸을 만들어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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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팀 모두가 SK를 상대로 1승이라도 더 하고 싶을 것이다.(웃음) 개인적으로 지난해 5강에 오른 팀이 올해도 강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상위팀을 상대할 때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강팀과 경기에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
-SK 메릴 켈리가 한국에서 4년 뛰고 메이저리그 계약에 성공했다. 켈리의 행보가 동기부여가 되나?켈리는 KBO리그에서 오랫동안 최고 투수 중 한 명으로 활약했다. 켈리가 빅리그 계약을 해서 기쁘다. 축하할 일이다. 하지만 현재 나와 우리 가족은 히어로즈에서 뛰는 것과 서울에서 생활을 만족하고 있다. 최대한 오래 히어로즈에서 뛰고 싶다. 그게 우리 가족의 최대 목표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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