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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남혜연기자]“(주)지훈이요? 제가 정말 아끼는 동생이죠.”(배우 하정우)
“요즘 여러 형님 배우들이 좋아해요.(웃음) 감각이 굉장히 좋아요.”(배우 김윤석)
남자 배우들 사이 주지훈에 대한 칭찬을 하지 않는 사람이 없다. 연기 잘하는 후배에 앞서 함께 해서 좋은 동생이라는 표현이 맞는걸까. 주지훈은 2016년 ‘아수라’(김성수 감독)를 시작으로 2017년 ‘신과함께-죄와 벌’(김용화 감독) 그리고 올해 ‘신과 함께-인과 연’, ‘공작’(윤종빈 감독), ‘암수살인’(김태균 감독)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관객들을 만난 가운데 “영화를 통해 새로운 영화계 인맥들이 생겼다”며 웃었다.
정우성부터 하정우, 황정민, 이성민, 김윤석 등 대선배들과 함께 연기를 하면서 느끼는 희열은 컸다. 여기에 사교성 있고 꾸밈없는 성격에 선배들 또한 반했다. 주지훈은 “아마 술을 잘 먹어서 형님들이 예뻐하는 것”이라면서 너스레를 떨더니 “정말 원없이 연기를 했고, 다양한 변주를 할 수 있어 행복했다. 솔직히 말하면 영화를 통해 새로운 인맥들이 생겼다. 사실 나는 굉장히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화를 하면 할 수록 묘하다. ‘스타 맞아?’ 혹은 ‘너무 솔직한 거 아니야?’라는 의문을 품게 되는 사람 주지훈에게 그동안의 살아온 이야기를 들었다.
①에 이어◇“좋게 말하면 유연해졌죠. 지금이 한 인간으로 굉장히 중요한 시기 같아요.”1982년생인 주지훈은 모델 생활을 하다 2003년 SBS 시트콤 ‘압구정 종갓집’으로 데뷔했고, 이후 2006년 MBC드라마 ‘궁’을 통해 스타덤에 올랐다. 10여 년 이상의 연예계 활동을 하면서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불미스러운 일에 거론되기도 했지만, 여기서 멈출 수는 없었다. 자신이 가장 원했던 연기를 놓을 수 없었고, 긍정적인 생각으로 ‘내일은 더 좋은 날이 올거야’라며 하루 하루를 성실하게 살았다. 주지훈은 “어느순간 생각이 유연해졌다. 그리고 나는 매일매일 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 열심히 살 것”이라며 생각의 변화 그리고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 차분히 말했다.
- 인터뷰를 하는데 있어서 경계심이 없다. 솔직히 여기까지 오는데는 쉽지 않았을 것 같다.이런저런 일이 많았어요. 인간관계에 있어서 실수도 해보고, 의도치 않게 일어난 일도 많았고. 일을 하면서, 내가 원하지 않았음에도 어쩔 수 없이 해 본 일도 있고요.
우선 우리 인터뷰만 갖고 얘기를 한다면, 촬영도 마찬가지인데, 얘기를 하다보면 진심이 통하지 않을 때도 있잖아요. 처음에는 분노도 하고 슬퍼도 해봤죠. 또 반대로 그런 일을 겪고도 무덤덤해지기도 했고요. 나의 진심을 잘 적어주시고, 애정이 느껴지거나, 마음이 따뜻해져 본 경험도 있어요. 촬영으로 얘기를 하자면, 감독 위에는 투자 배급사가 있고, 그래서 자신이 원하는대로 다 찍을 수 없죠. 물론 그런 생각을 안 하지는 않아요. 그저 어떤 일이 일어났을 때, 한 숨 한 번 쉴 수 있는 여유가 생겼어요.
굉장히 악의적인 기사도 있었고, 저에 대한 정보도 많아졌고요. 어느 순간 이런것들에 대해 무뎌지는 것 일 수도 있고, 좋게 말하면 유연해졌죠.
-배우에게 몸 관리는 필수다. 특히 모델 출신인 주진훈의 비결이 궁금하다.운동을 열심히 해요. 전문적인 얘기인데 평소에 운동을 꾸준히 해주기 때문에, 모드 전환이 빨라진 것 같아요. 살을 빼거나 찌우기 쉬운 상태라고 해야할까요? 물론, 운동을 하는게 힘들기도 해요. 어느 순간 정신은 힘들지 않은데, 몸이 과부화가 오기도 하고요. 보통은 아침에 일어나서 공복에 운동을 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편이죠.
-운동 외에 무엇인가 스트레스를 풀거나 하는 것이 있을 것 같다.전 원래 술을 많이 마셨어요. 요즘에는 일부러 운동 할 수 있는 것들을 찾고 있어요. 격투기도 좋은데, 다칠까 걱정도 되고. 골프도 배우고 있고, 걷는 것도 많이 하고요.
지금이 배우로서나 한 인간으로 중요한 시점인 것 같아요. 사실 매 순간, 매해가 중요하잖아요. 중학교 때는 그 시절이 가장 중요한 것처럼. 생각해보면, 사람이 죽을 때 까지 중요하지 않은 날과 시간이 있을까요?
- 영화배우로 확실한 입지를 다졌다. 자연스럽게 드라마와 멀어지는 것은 아닐까.이미 내년 방송예정인 MBC 새 월화미니시리즈 ‘아이템’을 확정 지었어요. 사실 자신이 없기도 했어요. 드라마는 시청자들과 스킨십이 대단히 가까운 장르인데, 외면 받는다면 슬프잖아요. 그런데 형들의 조언도 있었어요. 우선 (하)정우형은 “(드라마를)해야 될 것 같아”, 김용화 감독님은 “괜찮은 것 같아. 세상이 바뀌고 있어”라고 각각 조언해 줬어요. 그런데 (황)정민이 형은 “난 안시켜 줘서 못해”라고 해서 한참 웃었어요. 여러 이야기를 들으면서 생각의 확장이 되더라고요. 드라마가 힘들기도 하잖아요. 그런데 여러 조언과 호기심이 생기면서 장점이 보이더라고요. ‘오랜만에 긴 호흡으로 시청자들을 만나보자’라는 생각이 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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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수살인’ 처음부터 탄탄했던 시나리오. 만족도 높았다.”
올해 개봉한 영화가 모두 잘 됐다. ‘신과함께~’는 전편에 이어 천만 관객을 돌파했고, ‘공작’은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것은 물론 작품성에서 인정을 받았다. ‘암수살인’은 할리우드 대작의 개봉에도 역주행 박스오피스 1위로 꾸준히 사랑을 받아 300만 관객을 넘었다. 주지훈은 “운이 좋았다”고 했지만, 어느 한 작품 소홀하지 않았다. 다른 인물이 되어 카메라 앞에서 연기를 하는 그 순간, 굉장한 희열과 함께 “앞으로도 더 열심히 하는 배우가 되겠다”고 다짐했던 그다.
- ‘암수살인’을 접했던 느낌은 어땠나. 올해의 마지막 작품이자, 분량이 가장 많았다.만족도가 높았어요. 캐릭터들이 굉장히 강렬했잖아요. 여기에 안쓰럽고 불쌍한, 희생자들에 포커스가 맞춰지면서 암수사건에 대해 저도 알아갔죠. 또 상업영화로서 범죄스릴러물의 재미도 역시 괜찮았어요. 또 예전과 다르게 내 분량만 보지 않게 됐어요. 전체적인 것을 보며 좋아하는 기쁨도 생겼죠.
-필모그라피를 차근차근 쌓아가면서 ‘배우 주지훈’이 자연스러워졌다. ‘스타’가 아닌 ‘배우’ 주지훈이다.‘신과함께’와 ‘공작’ 그리고 ‘암수살인’까지 정말 좋았어요. 특히 ‘암수살인’에서는 삭발도 하고, 캐릭터도 그간의 것들과 많이 달라서 ‘이제 나를 어떻게 봐줄까?’라는 호기심도 있었거든요. 그런데 영화를 보고 난 뒤 “다 잘 생겼다”라는 반응이 있었어요.(웃음) 저는 연기적으로 어떠한 얘기를 들을 줄 알았죠. 사실 그렇게 서운하지는 않아요. 너무 초긍정인가요? 그렇게 봐주시면 감사하죠. 또 생각해보면 배우인생이 길잖아요. 나이는 원하지 않아도 저절로 오는 만큼 ‘어느 순간 나도 중후해지고 어른같은 모습으로 멋지게 보이지 않을까?’라는 기분 좋은 상상도 해봐요.
-‘암수살인’에 대해 ‘추격자’와 비교를 하는 사람도 있었을 것 같다.(하)정우 형에게 “다음 작품은 ‘암수살인’이라는 건데 괜찮은 것 같다”라고 미리 말을 한 적이 있어요. 또 함께 호흡을 맞추는 배우가 정우형과 ‘추격자’를 같이 했던 (김)윤석 선배라는 말도 해줬죠. 그랬더니 (하)정우형이 “그 가필드형 너무 귀여워”라면서 성대모사까지 하고, 신나서 여러가지 얘기를 해주더라고요. 제가 영화에 대해 설명을 했더니 (하)정우형도 처음에는 “‘추격자’ 아니야?”고 농담처럼 말하다 “아예 다른 영화인 것 같다. 다만 그런 얘기가 많이 나오겠지만, 신경쓰지 마”라고 말을 해줬죠. 그래서 저는 “‘추격자’ 만큼 사랑을 많이 받았으면 좋겠어”라고 얘기했어요.
- 마지막으로 ‘암수살인’의 주연배우 주지훈으로서 한 마디를 부탁한다.영화를 찍으면서 암수살인(신고도 없고, 시체도 없는 수사기관이 인지하지 못한 사건)에 대해 알게됐어요. 극중 살인마 역을 맡았음에도 불구하고, 무서웠어요. 복수심도 아니고, 길 가다 부딪쳐 갑작스러운 살인으로 이어지는 것들이요. 그런 일이 매일 매일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요. 소외계층이나 힘든 사람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죠. 굉장한 집중력을 발휘했고, 표현을 하고 싶었어요. 더 이상은 억울한 희생을 당하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바람 역시 컸어요.
whice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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