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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유인근 선임기자]20세의 신예 오사카 나오미(19위)가 ‘테니스 여제’ 세리나 윌리엄스(26위·미국)를 꺾고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켰다.
오사카는 9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 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5300만 달러·약 590억원) 13일째 여자단식 결승에서 세리나 윌리엄스(26위·미국)를 2-0(6-2 6-4)으로 물리치고 우승했다. 우승상금은 무려 380만 달러(약 42억7000만원)다. 일본인 최초의 테니스 메이저 대회 단식 우승이고 아시아 선수로는 2011년 프랑스오픈과 2014년 호주오픈 여자단식을 제패한 리나(중국)에 이어 두 번째다.
1세트 첫 서브 게임을 윌리엄스가 듀스 끝에 지켜냈지만 오사카는 이후 내리 5게임을 따내며 경기 주도권을 틀어쥐었다. 2세트에서는 게임스코어 4-3으로 오사카가 앞선 상황에서 윌리엄스가 심판에게 과도한 항의를 하면서 ‘게임 페널티’를 받아 5-3으로 벌어졌고 이는 경기 향방에 큰 영향을 미쳐 결국 6-4로 세트를 따내고 메이저 첫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아이티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를 둔 혼혈 선수인 오사카는 키 180㎝의 건장한 체격에 최고 시속 190∼200㎞를 오가는 강력한 서브, 공격적인 스타일을 겸비한 ‘차세대 톱 랭커’다 이날 승리로 올해 37세인 윌리엄스의 뒤를 이을 ‘포스트 윌리엄스’의 선두 주자로 급부상했다. 그는 이날 서브 에이스 6개를 꽂아 3개의 윌리엄스보다 2배 더 많았고, 더블폴트는 오히려 1-6으로 훨씬 적었다. 서브 속도에서도 최고 시속 191㎞를 기록, 189㎞의 윌리엄스보다 빨랐다.
그는 우승 후 야유하는 윌리엄스의 팬들을 의식해 “많은 분이 윌리엄스를 응원하셨는데 이렇게 경기가 마무리돼서 죄송하다”고 말한 뒤 “윌리엄스와 US오픈 결승전을 치르는 것은 저의 오랜 꿈이었다. 이렇게 윌리엄스와 경기를 할 수 있어서 감사한 마음”이라고 다시 윌리엄스 쪽을 향해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윌리엄스도 “야유는 그만합시다. 나오미를 축하하는 자리다”라며 “내년에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는 약속으로 팬들을 위로했다.
윌리엄스는 이번 대회에서 우승했더라면 메이저 대회 단식에서 24번째 정상에 오르며 마거릿 코트(호주·은퇴)의 역대 메이저 대회 단식 최다 우승 기록과 동률을 이룰 수 있었으나 다음 시즌을 기약하게 됐다.
ink@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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