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 Tesla Model S P100D 출시 행사 (1)
테슬라 모델 S P100D  제공 | 테슬라코리아

[스포츠서울 임홍규기자] 테슬라 안팎이 소란스럽다. 테슬라에 대한 잿빛 전망에 사고 소식까지 겹치면서 잔인한 봄을 맞고 있다.

테슬라가 국내에 상륙한 지 1년여가 지났다. 지난해 판매량만 놓고 보자면 성공 혹은 실패를 예단하기 어렵다. 최근 주위의 우려섞인 시선에도 불구하고 테슬라는 21세기를 대표하는 가장 성공한 자동차 브랜드이자 소비자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이런 가운데 테슬라가 최근 국내에 ‘모델 S P100D’를 선보였다. 모델 S 라인업 중 가장 강력한 퍼포먼스를 자랑하는 모델이다. 현존하는 전기차 중에 가장 빠른 가속력을 자랑하는 모델 S P100D를 통해 테슬라는 국내에서 건재함을 과시할 수 있을까.

◇단단한 근육질에서 풍기는 무심함

멀리서 봤을 때는 그저 날렵하다고만 생각했다. 테슬라코리아 앞에 주차된 모델 S P100D를 꼼꼼히 들여다보니 다른 인상을 풍긴다. 낮게 웅크린 전면부에서 측면부로 눈길을 주면 휠 아치가 풍성하게 자리 잡고 있다. 힘이 느껴진다. 직선으로 뻗은 측면 라인을 따라 후면부로 돌아나가기 전 다시한 번 단단한 하체의 힘을 확인할 수 있다. 실내 공간 구성은 익히 알려진 대로 단순하다. 중앙에 17인치 터치스크린을 제외하고 물리적인 버튼은 비상등과 조수석 글로브박스를 열 때 사용하는 버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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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 S P100D 제공 | 테슬라코리아

운전석이나 조수석, 뒷좌석 도어에도 별도 수납공간은 없다. 깔끔하게 마무리됐다는 인상을 주기에는 더할 나위 없지만 실제 사용에서는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운전석에 앉으면 우측에 별도 수납공간은 제법 큰 용량을 자랑하지만 애써 신경을 썼다는 인상을 주진 못한다. 터치스크린을 통해 자동차의 각종 기능을 조절하는 것은 테슬라가 제공하는 독특한 경험이다. 선루프와 서스펜션, 주행모드, 열선 패키지, 주행 기록, 디스플레이, 도어 잠금 상태, 실내조명 등을 모두 이 터치스크린으로 조작과 확인이 가능하다. 의료 등급의 헤파 에어 필터도 요즘 같은 재난 수준의 미세먼지 세상에 요긴해 보인다.

◇2.7초의 가속력이 주는 쾌감

시승에 앞서 테슬라코리아 직원이 다시 한번 운전에 주의를 당부한다. 운전석에 앉아 액셀러레이터를 밟으니 그 당부가 괜한 당부가 아니었음을 알게 된다. 모델 S P100D의 제로백(시속 0㎞→100㎞)은 2.7초이다. 사실상 체감할 수 있는 속도는 이보다 짧다. 숨을 내쉬고 들이마시고, 다시 내쉴 때 즈음 계기판의 속도는 시속 100㎞를 넘어선다. 짜릿한 쾌감이 온몸을 감싼다. 저 앞에 보이는 길이 성큼성큼 잘려서 다가오는 느낌이다. 모델 S P100D의 가속력은 총 3단계로 나뉜다. 컴포트-스포츠-루디크러스(Ludicrous)로 나뉜다. 스포츠 모드로만 주행해도 충분한 가속감을 느낄 수 있다. 스티어링 모드 역시 컴포트-표준-스포트로 설정이 가능하다. 전기차의 특성상 액셀러레이터에서 발을 떼면 차가 멈추는데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처럼 발을 뗀 이후에도 자연스럽게 차가 움직이게 할 수 있는 모드도 마련돼 있다.

사실 자동차의 가장 큰 장점은 잘 달리는 데에 있다. 하지만 길을 성큼성큼 잘라먹는 가속력만 갖고 자동차의 완성도를 논할 수 없다. 초반 뛰어난 가속에 대한 인상을 뒤로 하고 스티어링 휠과 몸으로 전해져오는 감성에 감각을 집중했다. 하체의 안정감은 여러 도로 상황에서도 유지된다. 차체의 힘이 고르게 지면에 내려 앉는 듯한 인상을 준다. 스티어링 휠의 움직임 역시 설정에 걸맞게 세팅돼 있다. 다만 고속이 아닌 중저속 제동 시 몸을 잡아채는 힘이 다소 강하게 느껴진다. 헤파 필더 사용 시 처음에 뿜어져 바람에 흠칫 놀랄 수도 있다. 내비게이션은 내장돼 있는 것보다 휴대전화를 쓰는 것을 추천한다. 모델 S P100D는 100kwh 용량의 배터리를 장착했다. 이날 시승에서는 약 20% 가량을 사용했다. 이동한 거리는 90㎞. 완전 충전하면 450㎞는 거뜬해 보였다.

테슬라 모델 S P100D는 분명 우리가 갖고 있는 전기차에 대한 선입견을 단숨에 깨기 충분한 모델이다. 넘치는 힘을 주체하지 못해 달려나갈 때는 1억원이 넘는 가격도 잊게 만든다.

hong7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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