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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지석기자]‘틀린 음은 없다. 그 다음에 오는 음이 무엇이냐가 중요한 것이다’

최근 첫 정규앨범 ‘서울 재즈(Seoul Jazz)’를 발표한 프로듀서 쟝고(Django)는 최고의 재즈 아티스트였던 마일즈 데이비스의 말을 인용해 앨범 전체의 의미를 설명했다.

최근 만난 그는 “재즈는 장르 특성상 즉흥연주가 중요하다. 다음에 뭐가 나올지 모르는데 연주하는 방식이다. 사는 것도 비슷하지 않나? 내일 뭐할지 모레 뭐할지 모른다. 재즈와 삶이 닮은 점이 있다고 생각해 앨범 타이틀을 ‘서울 재즈’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힙합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프로듀서라 ‘재즈’라는 장르를 앨범명으로 내거는 데 대한 부담감은 없었는지 물었다. “타이틀이 부담되긴 했다. 재즈를 깊이 공부한 적은 없는데 재즈도 계속 기존 형식을 무너뜨리며 발전한 것 아니겠나. 그런데 ‘이건 재즈 형식이 아니다’라는 말도 일종의 모순 같았다”고 설명했다.

이 앨범은 쟝고가 ‘서울’이라는 공간에서 느끼는 많은 감정과 이야기를 담은 앨범이다. 로꼬, 더블케이, 팔로알토, 한해, 크루셜스타, 루이, 테이크원, 자메즈, 유성은, 수민, 디미너, 호림, 김혜미 등 다양한 실력파 아티스트들이 앨범에 대거 참여, 서울의 다양한 스토리를 담아냈다. 앨범은 총 14트랙으로 구성됐다.

“앨범 전체에 서울에서 하루의 흐름을 담았다. 서울이란 도시가 주는 느낌은 뉴욕이나 로마와 다르다. 내가 사는 터전이라 그런지 치열하고, 하루하루 버텨나가는 도시 같다는 느낌이 있다. 그걸 앨범 전체에 넣었다. 나는 남들이 자고 있는 새벽에 주로 깨있는데, 그게 내 시작 지점이다. 하루 동안 우리는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싫을 때도, 좋을 때도, 사랑을 찾을 때도 있다. 그런 순간을 나열하니 하나의 이야기가 만들어졌다. 앨범 첫곡(언더시티)과 마지막곡(사이클)은 사실상 같은 곡인데 첫곡엔 노래, 마지막곡엔 랩을 넣었다.”

Django (3)

재즈에 기반한 힙합 사운드가 주를 이루는 이 앨범의 타이틀곡은 더블케이와 보컬 호림이 참여한 ‘시티 라이트’. 팔로알토와 밴드 쿠마파크의 보컬 김혜미가 참여한 ‘플레이 온 플레야’, 최근 언더씬에서 각광받는 알앤비 보컬 수민과 힙합 매니아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는 래퍼 테이크원이 호흡을 맞춘 ‘완벽에 가까우니까’ 등이 수록되어 있다.

그가 ‘쟝고’라는 이름을 쓰게 된 이유가 재미있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 ‘장고:분노의 추적자’(2012) 주인공 제이미 폭스를 닮아 ‘장고’라는 예명을 쓰고 싶었는데 ‘장고 끝에 악수’라는 속담과 결부시키는 이들이 있을까봐 ‘쟝고’라는 이름을 쓰게 됐다고. 그는 “자세히 보면 제이미 폭스와 많이 닮았다”며 웃었다.

가수가 아니라 프로듀서의 이름을 내걸고 나오는 앨범만의 특징은 무엇일까. 그는 “일반 가수나 래퍼의 앨범과 프로듀서의 앨범은 듣는 포인트, 재미 요소가 다르다. 아무래도 일반 가수나 래퍼의 앨범은 소수가 주도해 만들게 마련인데 프로듀서의 이름을 내건 앨범엔 상대적으로 더 많은 아티스트가 참여하고, 표현방법도 다채롭다. 그 다채로움이 산만하거나 흩어지지 않게 한 앨범에 잘 묶는 건 프로듀서의 역량”이라고 설명했다.

monami153@sportsseoul.com

사진 | 그랜드라인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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