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선발 경쟁’의 중심에 선 KIA 임준섭(25)이 선동열 감독으로부터 눈도장을 받았다. 임준섭은 20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시범경기 롯데와 홈 경기에 선발등판해 6이닝 동안 3안타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삼진은 3개를 잡아냈고, 무사사구 경기를 해 코칭스태프를 놀라게 했다.
구속은 빠르지 않지만 높은 타점에서 형성되는 볼궤적이 좋은 투수로, 지난해 시즌 초반 강렬한 인상을 심어줘 선 감독으로부터 ‘차세대 선발후보’로 평가됐다. 하지만 제구가 들쑥날쑥 해 볼넷 등으로 자멸하는 경기가 많아 아쉬움을 남겼다. 시범경기 첫 등판이었던 9일 대구 삼성전에서도 2이닝 동안 볼넷과 몸에맞는 볼 1개씩을 내주며 2실점 해 선발경쟁에서 한 발 물러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선 감독은 “5선발 후보들에게 한 번씩이라도 기회를 줘야한다”며 그를 이날 선발로 내세웠다.
6이닝 동안 76개의 공을 던진 임준섭은 직구 최고구속이 143㎞까지 측정돼 기대감을 높였다. 각이 큰 커브와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기 좋은 체인지업은 한층 정교해졌고, 지난해 던지지 않던 투심패스트볼로 롯데 타선을 제압했다. 호흡을 맞춘 포수 김상훈은 “1회부터 투구 밸런스가 좋아 편하게 리드했다. 롯데 타자들이 공격적인 성향이라 투심을 처음으로 테스트해봤는데 잘 먹혔다. 초반에 투심으로 땅볼을 유도해 이닝을 막았고, 중반에는 커브를 적절히 섞으면서 타이밍을 빼앗았다. 오늘처럼만 던지면 타자들이 쉽게 공략하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구 밸런스가 좋아진 비결은 무엇일까. 임준섭은 “대구경기 이후 밸런스를 잡기 위해 나름대로 고민을 많이 했다. 불펜피칭을 하면서 이것 저것 실험해봤는데, 이전보다 보폭을 좁히니 좋은 밸런스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보폭을 넓히면 공을 포수쪽으로 많이 끌고 나와 던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하체의 스트라이드폭과 상체의 움직임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릴리스포인트가 흔들려 제구에 어려움을 겪는다. 키에 비해 넓은 보폭을 갖고 있던 임준섭이 치열한 고민 끝에 자신에게 최적화된 보폭을 찾은 것이다. 그는 “보폭을 줄인 것만으로도 공을 던지는 게 한결 수월해졌다. 볼끝도 좋아지고 회전도 많이 걸려 편하게 던졌다”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선발 경쟁 중이라 특별한 목표는 없다. 그는 “선발후보라, 못던지면 1군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다. 지금은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려야한다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 어렵게 찾은 밸런스라 감각을 잃기 전에 많이 던지면서 유지할 계획”이라며 웃었다. 희망의 빛이 보이기 시작한 임준섭이다.
광주 | 장강훈기자 zzang@sportsseoul.com
기사추천
0
![[SS포토] 임준섭 '오늘은 이긴다'](https://file.sportsseoul.com/news/legacy/wyzmob/timg/l/20140320/l_201403200100087720005031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