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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남혜연기자]“짠내나는 캐릭터지만, 우리는 그들의 연기에 위로를 받았다.”
패기 넘치는 젊은 여배우들의 행보가 눈부시다. JTBC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의 박보영(27), MBC드라마 ‘자체발광 오피스’의 고아성(25) 그리고 KBS2 주말 드라마 ‘아버지가 이상해’의 정소민(28)이 그 주인공이다. 세 명의 여배우들이 연기하는 캐릭터는 구박받는 천덕꾸러기에 취업이 너무 힘들어 고군분투하는 씩씩한 여성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여기에 인간미 넘치고, 사랑스러움은 덤이다.
방송 관계자들은 최근 안방극장의 여배우들의 달라진 캐릭터에 대해 “청순만화에서 튀어나올 것 같은 예쁜 캐릭터에 대한 식상함이 이들 여배우들에게 더욱 득이 됐다. 가끔은 안되는 것이 많아 속상하기도 하고, 취업 때문에 고민하는 현실적인 캐릭터에 끌리기 마련”이라면서 “‘믿고 보는 젊은 여배우’라는 타이들 그리고 귀여운 외모로 중·장년 층 까지 폭넓은 시청자들을 끌어들이는 요인이 된다”고 입을 모았다.
◇“이보다 더 귀여울 순 없다” 박보영, 땅콩같은 킹콩의 해피바이러스‘힘쎈여자 도봉순’은 ‘박보영 신드롬’을 불러 일으켰다. 무엇보다 유쾌한 게 큰 장점이다. 박보영은 극중 집안 대대로 여자들에게만 내려오는 괴력을 지닌 소유자. 때문에 어릴 때 부터 좋아했던 인국두(지수 분) 앞에서 만큼은 힘을 보여주지 않는다. 대학입시를 앞뒀음에도 엄마는 도봉순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는다. 엄마는 절에 가서 “얘는 어디든 붙게만 해주세요”라며 공부에 취미가 없는 도봉순의 캐릭터를 설명했다.
취업이 안되던 어느날, 그의 힘을 알아본 아인소프트 CEO 안민혁(박형식 분)의 눈에 띄어 더이상 백수가 아닌, 자신의 힘을 제대로 쓰는 기회를 얻게된다. 특히 박보영이 땅콩 같은 키에 킹콩 같은 힘을 발휘하자 박형식은 “넌 아주 특별한 킹콩이다. 땅콩같은 킹콩”이라는 대사로 사랑스러움을 표현했고, 사건이 생길 때 마다 해결해 가는 도봉순의 모습을 통해 시청자들은 짜릿한 쾌감을 맛봤다.
시작은 찌질했지만, 결국에는 찬란하게 표현되는 도봉순의 연기는 바라만 봐도 웃음이 나 ‘위로가 되는 힐링 캐릭터’로 자리잡았다.
◇“힘내자 청춘! 아자!” 고아성, 시작은 힘들지만 끝은 찬란할거야~‘자체발광 오피스’의 고아성은 첫 등장부터 심상치않았다. 2년 졸업 유예, 졸업하고 3년 등 5년 째 취준생의 처절함을 첫 회부터 강렬하게 보여줬다. 100번의 면접에서 떨어지고, 어떻게해서든 입사를 하고 싶었던 고아성은 서우진(하석진 분) 팀장의 모욕적인 말투도 꾹 참아낸다.
우여곡절 끝 인턴으로 취업에 성공했지만, 이것도 쉽지 않다. 진상 손님을 설득하기 위해 자신이 얼마나 힘들게 살았는지 설명해야했고, 집세를 내지 못해 친구에게 노트북까지 맡기는 신세가 된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아성은 모든 것을 참아내며 회사에 꼭 필요한 직원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
매회 등장만으로도 안타까운 모습을 표현하는 고아성의 모습은 리얼하다 못해 처절하다. 그동안 영화 ‘설국열차’, ‘오피스’, ‘오빠생각’ 부터 카메오 출연이었던 ‘더 킹’ 까지 인상깊은 연기력을 펼쳤던 그는 안방극장에서 제대로 열연을 했다. 드라마와 영화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믿고보는 배우’ 고아성의 힘이 제대로 발휘된 셈이다.
◇“사회 초년생의 패기 한번 볼까요?” 정소민, 내려놓음의 미학이 빛났다‘아버지가 이상해’의 정소민의 변화가 반갑다. ‘아버지가 이상해’는 평생을 가족밖에 모르고 살아온 성실한 아버지와 든든한 아내 그리고 개성만점 4남매 집안의 얘기를 코믹하고 따뜻하게 그린 가족드라마. 정소민은 극중 졸업 3년 만에 늦은 나이로 취업에 성공한 엔터테인먼트 회사 인턴사원 변미영 역을 맡았다.
고등학교 시절 자신을 괴롭히던 친구가 직장상사로 있는 것을 알고 좌절하지만, 나름대로의 살길을 찾는 씩씩한 캐릭터. 매번 소심했지만, 어렵게 취업한 직장인 만큼 적극적인 변미영 역을 자연스럽게 소화해 내고 있는 것. 정소민 역시 작고 귀여운 외모, 리얼한 표정과 섬세한 연기로 주연급 못지 않은 관심을 받고 있다.
데뷔초 MBC드라마 ‘장난스런 KISS’ ‘스탠바이’ 등 미니시리즈 혹은 젊은 배우들이 등장하는 작품에 주연급으로 활약했던 정소민의 주말드라마 도전은 ‘재발견’의 기회를 가져왔다는 점에서 후한 점수를 얻고있다. 그는 다시 시작하는 사회초년생의 옷을 그대로 입은 듯 역할 속에 푹 빠져든 덕에 이를 보는 시청자들의 집중도도 높아지고 있다.
whice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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