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라경
한국 여자야구대표팀 김라경이 지난 8일 부산 기장에서 열린 ‘LG 후원 2016 세계여자야구월드컵’ 호주전에 선발등판해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제공 | WBSC

[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야구천재 소녀’ 김라경(17·계룡고)의 구속 110㎞에 이르는 빠른 공은 국제무대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세계 여자야구 최강인 일본 내에서도 김라경에 대한 관심이 높다. 김라경은 지난 10일 슈퍼라운드 한일전에도 선발등판해 씩씩하게 공을 뿌렸다. 하지만 김라경은 일본 진출보다 일단 학업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야구를 포기하는 게 아니다. 여자야구 인프라 확충을 위해 스스로 정한 목표다.

김라경은 지난 12일까지 부산 기장에서 열린 ‘LG 후원 2016 세계여자야구월드컵’ 여자야구대표팀에서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대표팀의 막내로 가장 빠른 공을 던졌기 때문이다. 어린 나이로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 지난 8일 호주전, 10일 일본전에 두 차례 선발등판해 경험도 쌓았다. 최고 구속이 120㎞ 정도인 여자야구에서 110㎞의 공을 던지는 김라경의 가치는 높다.

일본 대표팀에서도 김라경을 유심히 체크하기도 했다. 대회 한 관계자는 “일본에서 110㎞의 빠른 공을 던지는 김라경에 대해 묻더라. 프로리그가 있는 국가이니 관심이 있을 수밖에 없는 듯 하다”고 밝혔다. 일본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여자야구 프로리그가 운영되고 있다. 프로팀 뿐만아니라, 실업팀, 대학팀 등 체계도 잘 잡혀있다. 김라경이 일본에 진출할 경우 실력을 키우는데 더 없이 좋은 환경이다.

일본의 관심에 대한 김라경의 반응은 의외로 신중하다. 김라경은 “일본 얘기는 나도 들었다. 하지만 일본에 가서 야구를 하는 게 내키지 않는다. 우리 오빠(한화 김병근)도 야구를 하다 수술을 많이 받았다. 트라우마도 있다”면서 “일본에서 야구를 하다 다치면 학업도 제대로 못하는 상황에서 이도, 저도 아닌 게 된다. 한국에서 학업을 하며 야구를 계속 하고 싶다”고 말했다.

야구를 더 알리기 위해 학업의 뜻을 밝힌 김라경의 목표는 서울대다. 김라경은 “서울대학교 체육교육과에 가고 싶다. 그런데 수학이 너무 어렵다”며 웃은 뒤 “서울대에 가서도 야구를 계속 하며 여자야구 인프라를 넓히는데 역할을 하고 싶다. (오빠가 초등학교 때부터 야구를 해서) 어려서부터 봐온 게 야구다. 야구를 떠나서는 살 수 없다. 대학에 가서도 야구를 잘해 그 때 일본에서 (정식 입단) 제안이 오면 다시 진지하게 고민할 것”이라고 다부지게 말했다.

iaspir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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