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프로야구 KBO리그 롯데-한화, 김성근 감독, 정근우, 강경학.
[스포츠서울]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다. 하지만 나와야하지 않을 때 나오는 실수는 되돌릴 수 없는 치명적 결과를 가져오고야 만다. 특히 그것이 반드시 승부가 가려지는 냉혹한 프로의 세계라면 더욱 그렇다. 그래서 프로 선수들은 하고 또 하고 끊임없는 훈련을 한다. 그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서!
3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015 프로야구 KBO리그 한화와 롯데의 경기에서는 초반부터 나오지 말아야할 실수가 나오고 말았다. 1회말 1사 1루 롯데 황재균의 유격수 앞 땅볼 상황! 볼을 잡은 강경학은 2루 베이스를 커버하고 있던 정근우에게 볼을 송구했으나 정근우는 놓치고 만다. 병살로 처리를 했으면 이닝이 종료되는 장면에서 한화의 ‘키스톤 콤비’ 정근우와 강경학은 치명적 실수로 선발투수에게 부담을 안기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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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선발 유창식은 이어지는 롯데 타선을 상대로 만루홈런까지 허용하며 강판당하고 만다. 물론 유창식의 볼끝이 날카롭지 못했거나 만루홈런을 때려낸 롯데 강민호가 잘 쳤기 때문일 수 있다. 하지만 냉혹하게 말하자면 롯데의 타선이 한화의 선발 유창식을 끌어내린 것이 아니라 같은 팀의 키스톤 콤비가 함께 선발투수를 무너지게 한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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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 실책을 한 정근우 역시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타석에서는 투지를 보였다. 하지만 투지만으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었다. 결국 한화는 1회에 터진 만루홈런의 벽을 넘지 못하고 6대3으로 패배. 지난달 12일 빈볼 사태 이후 보기좋게 롯데를 스윕해버리려던 희망마저 무너지고 말았다.
결국 누구나 할 수 있는 그 실수를 치명적인 순간에 하지 않기 위해 김성근 감독이 오늘도 나섰다. 경기가 끝나고 10여분이나 지났을까 김성근 감독이 직접 배트를 들고 그라운드에 나왔다.팬들이 관중석을 채 빠져나가기도 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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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이 아직 안나갔나?’
잠시 관중석을 둘러보던 김성근 감독의 시선은 그라운드로 나오고 있는 정근우와 강경학에게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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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마디 말 없이 손가락 하나로 강경학은 유격수 위치, 정근우는 2루수 위치에 세우고는 곧바로 펑고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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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흔이 넘은 나이가 무색하게도...김감독의 배트는 여전히 매섭게 돌아갔다. 처음은 병살 플레이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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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강경학에게 받아서 1루로 던지면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결정적인 실수는 이미 중요한 경기에서 나오고 말았다. 받고 던지고 또 받고 던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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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살 플레이 훈련을 마친 뒤에도 여전히 김성근 감독의 펑고 배트는 돌아갔다. 한 번은 강경학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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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한 번은 정근우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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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이 이어지는 김성근 감독의 펑고는 몸을 날리는 강경학과 정근우의 바로 옆을 스쳐지나 간다. 그래서 김성근 감독의 펑고는 더욱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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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힐 듯하면서도 잡히지 않는 김성근 감독의 펑고. 그 펑고가 끊임없이 날아온다.
그래서 일명 ‘지옥의 펑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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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그걸 슬라이딩 해야지 잡을 수 있어?”
김성근 감독의 고함소리가 정근우의 귓가를 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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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가 안 가잖아! 다리가!”
공의 속도 만큼 다리의 움직임이 따라주지 않는 정근우를 향한 김성근 감독의 목소리는 날카로운 펑고 타구만큼이나 매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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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가 말을 안들어요!”
정작 선수인 정근우 본인도 자신의 다리를 탓하며 내뱉는다. 거친 숨소리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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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어서 그라운드에 드러누워도 소용이 없다. 그에게 주워진 시간이라곤 김감독의 펑고가 강경학을 잠깐 조준했다가 돌아오는 그 짧은 순간. 펑고는 여지없이 다시 날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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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정도는 이지(easy)야!”
김성근 감독의 목소리에 맞받아치듯 힘겹게 받아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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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러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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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듯 숨을 몰아쉬며 겨우 일어났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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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쓰러져도 펑고는 계속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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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
결국 정근우가 글러브와 모자를 내려놓고 신발까지 그라운드에 벗어던지고 누울 수 있는 것은 30분이 넘는 시간 동안 두 박스 가까운 펑고볼을 다 받아내고 난 이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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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잠깐 지옥 다녀왔어요!’
풀빛으로 물들어 버린 정근우의 훈련복과 얼굴에 덕지덕지 붙어있는 잔디가 김성근 감독표 펑고의 위력을 일깨워주고 있다.
실수를 하지 않는 프로! 그런 선수를 만들기 위해 김성근 감독의 ‘지옥의 펑고’는 계속된다. 앞으로도 쭉!
대전 | 글·사진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P.S
근데 이날은 이걸로 끝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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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성! 자 쳐 봐!”
‘서울행 KTX 시간이 다 되어간다’는 코칭스태프의 ‘보고’에도 불구하고 김성근 감독은 시즌 첫 안타를 치지 못하고 있는 조인성에게 배팅볼을 던져주었다.
가....감독님! 연휴라 서울행 KTX 티켓 구...구하기가 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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