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삼성에 올시즌 초반 불펜 운용이 중요했다. 좌완 전천후 투수 차우찬이 선발로 전환했고, 좌완 불펜요원 권혁(한화)이 떠난 자리도 메워야 했기 때문이다. 삼성의 고민은 박근홍(30)의 재발견으로 눈녹듯 사라졌다.
박근홍은 20일까지 8경기 등판해 1승, 2홀드, 방어율 ‘0’을 기록 중이다. 안지만 앞에 등판해 원포인트 릴리프로 나서거나 8회 셋업맨 역할을 하기도 하는 등 5.2이닝 동안 단 1점도 내주지 않고 있다. 삼진도 7개를 솎아내며 이닝 당 1개 이상의 삼진도 잡아내고 있다. 기대는 했지만, 그 이상의 활약을 해주고 있고 삼성도 덕분에 시즌 초반부터 통합 5연패를 향해 순항 중이다.
박근홍은 2004년 KIA의 지명을 받았지만 잇따른 부상으로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했다. 2005년과 2006년 양 발목을 차례로 다쳤고, 2010년에는 팔꿈치 수술까지 받았다. 2011년 시즌 후 2차 드래프트로 삼성 유니폼을 입게 됐다. 이름도 박정태에서 박근홍으로 개명했다. 하지만 여전히 그는 빛을 보지 못했고, 부산고 시절 이영민 타격상까지 받은 터라 타자 전향까지 권유받았다. 하지만 박근홍은 투수의 꿈을 버리지 않았다. 그는 “어머니가 2∼3년 동안 ‘자꾸 아프니 이름이라도 바꿔보자’고 계속 말씀하셔서 개명했다. 타자를 해보라는 얘기도 있었지만, 투수를 계속 하고 싶었다.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는 게 멋있다. 고집은 피웠지만 ‘곧 방출당하겠구나’라는 불안함도 있었다”며 웃었다.
‘삼성에선 살아 남자’고 마음먹은 박근홍은 계속 자신을 채찍찔했다. 2013년 14경기에서 1패, 방어율 5.25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42경기 등판해 1승, 5홀드, 방어율 4.45로 가능성을 보였다. 스프링캠프에서 일찌감치 삼성 류중일 감독으로부터 합격점을 받아 필승조로 시즌을 준비했다. 류 감독은 “(박)근홍이의 발목이 좋아지면서, 제구도 좋아졌다. 안지만이 8회를 막을 때, 그 앞을 맡길 수 있는 선수가 박근홍”이라고 칭찬했다.
박근홍은 구속 140㎞ 중반대를 유지하며 포크볼과 커브를 적절히 섞는다. 좌타자 스페셜리스트에서 삼성의 필승셋업맨으로 우뚝 섰다. 삼성의 통합 4연패를 함께 하지 못했던 그의 목표도 확실하다. 그는 “올해 1군에서 50이닝 이상을 던지고, 한국시리즈 우승을 그라운드에서 함께 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지금의 모습이라면 박근홍의 바람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이웅희기자 iaspire@sportsseoul.com
기사추천
0
![[SS포토]삼성 박근홍, 철벽 계투 이어가자](https://file.sportsseoul.com/news/legacy/wyzmob/timg/l/20150421/l_201504210100131120008503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