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상암=김용일 기자] “K리그 심판 일부러 분노 조장하는 느낌,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

FC서울에서 고별전을 치르며 2년간의 한국 생활을 청산, 영국으로 돌아가는 ‘캡틴’ 제시 린가드는 끝내 눈물을 보이며 팬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그리고 빅리그를 오래 경험한 특급 스타로 K리그가 개선해야 할 점도 언급했다. 특히 끊이지 않는 ‘오심 논란’ 등으로 비난받는 ‘K-심판진’을 향해 쓴소리했다.

린가드는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동아시아 리그 스테이지 6라운드 멜버른 시티(호주)와 홈경기에 선발 출격해 전반 31분 선제골을 책임지며 마지막까지 제몫을 했다. 그러나 서울은 후반 동점골을 허용하며 1-1로 비겼다.

린가드는 경기 직후 구단이 마련한 환송식에 참여했다. 그는 입국부터 최근 ACLE 출전까지 활약상이 담긴 영상과 미래를 축복하는 구단의 진심 어린 메시지가 전광판에 흐르자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김기동 감독과 김진수에게 꽃다발을 받았고, 수호신으로부터도 이별 선물을 받았다. 린가드는 이후 관중석을 돌며 고별전을 찾은 팬과 호흡했다. “내 커리어에 너무나 환상적인 2년이었다”고 말한 린가드는 “한국에 왔을 때 굉장히 정신적으로도 어려운 시기였다. 이곳에서 너무나 많이 발전했다. 눈물을 흘린 건 이 구단에서 만난 모든 스태프, 선수, 코치진, 팬과 형성된 감정이 올라와서다. 울 작정을 하고 왔다”고 웃었다.

다음은 린가드와 일문일답

- 고별전 소감은.

선제골 이후 동료에게 두 번째 골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이루지 못했다. 오늘 경기는 양 팀 다 이길 수 있었다. 상대가 좋은 팀이라는 걸 느꼈다. 우리를 쉽지 않게 만들었다. 후반 실점 상황도 그렇다. 우리는 이번시즌 내내 이런 실점 장면을 반복했다. 그래서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동료를 탓하는 게 아니다. 팀으로 좋아져야 한다. 수비를 더 잘해야 했다. 다만 축구는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 또 아까 (그라운드에서) 말했듯 지난 2년간 성원해준 팬 여러분께 감사하다.

- 빅리그에서 뛰다가 K리그를 경험했다. K리그가 개선해야 할 점이 있다면.

경기장 그라운드 상태는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 날씨가 추울 때 영국을 비롯해 유럽은 잔디 밑에 히팅 시스템이 있어서 눈이 와도 잘 녹는다. 선수가 훈련하고 경기하는 데 지장이 없다. 이번 경기 준비하면서 한국에 눈이 많이 왔다. 그러나 그런 시스템이 돼 있지 않아 훈련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두 세 번밖에 못했다. 또 클럽하우스나 훈련 시설도 좀 더 발전돼야 한다. 선수의 체력, 기술적인 부분을 떠나서 심리적, 정신적인 부분에 굉장히 큰 영향을 끼친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심판은 반드시 발전이 필요하다고 본다. 내가 심판과 개인적으로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 시즌을 치르면서 심판이 일부러 분노를 조장한다는 느낌을 받는 경기가 있었다. 특정 심판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감정을 조절하기 어렵게 경기를 운영하더라. 반드시 나아져야 할 것이다.

- 환송식에서 눈물을 보였는데.

내 커리어에 너무나 환상적인 2년이었다. 지난해 한국에 왔을 때 굉장히 정신적으로도 어려운 시기였다. 이곳에서 너무나 많이 발전했다고 느낀다. 인터뷰에서도 말씀드렸듯 난 자존감이나 자존심이 쌘 사람은 아니다. 솔직히 한국에 와서 처음 훈련장을 봤을 때 당황스러웠다. 영국과 많이 다르더라. 그러나 이곳에 오기로 결정한 이상 적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최대한 빨리 적응하려고 노력했다. 또 2년간 많은 분이 나를 보셨겠으나 감정적인 편이다. 경기 중 화가 나서 태클도 하고, 심판과 싸워 경고도 받는다. 그런데 축구장 안에서만 감정적인 게 나온다. 이기고 싶은 의지가 강해서다. 오늘의 눈물은 이 구단에서 만난 모든 스태프, 선수, 코치진, 팬과 형성된 감정이 많이 올라와서다. 자연스럽게 눈물이 났다. 2년간 너무나 행복했다. 울 작정을 하고 왔다. 울고 싶었다. 좋은 곳을 떠나기에.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지난해 홈에서 5연패할 때 정말 쉽지 않았다. 선수도 스태프도, 팬도 정말 어려웠다. 개인적으로 어두운 터널을 빠져 나가리라는 믿음은 있었다. 그러나 팬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멋지게 응원해줬다. 이번시즌 많은 팬이 야유도 하고 화도 났으나 당연하다고 본다. 서울이라는 팀은 매번 이겨야 한다. 난 동료에게 늘 ‘수호신은 K리그에서 최고의 팬’이라고 한다. 홈이든 원정이든, 특히 제주까지 적지 않은 돈을 쓰고 와 우리를 응원해준다. ‘팬을 위해서 뛰어야 한다, 이겨야 한다’고 자주 말했다. 두 손 모아 수호신, 서울을 응원해준 팬에게 감사하다. 끝으로 사랑한다는 말을 하고 싶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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