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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갑자기 해고 통보를 받은 것 같아요”
배우 강소라(24)가 지난 23일 기자간담회 도중 “모든 작품이 비슷하지만 4개월 동안 애정을 쏟아붓다 해고 통보를 받은 것 같다. ‘이런 작품을 다시 만날 수 있을지’라는 생각이 든다”며 아쉬움에 눈물을 보였다. 최근 종영한 2014년 최고의 화제 드라마 tvN ‘미생’에서 안영이 역을 맡았던 그는 “좋은 작품으로 잘 위로받은 거 같다. ‘미생’을 하면서 눈물이 많아졌다.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를 봐도 안 우는 스타일 인데…성격이 바뀌었다”며 달라진 자신을 설명했다.
2009년 유승호와 호흡을 맞춘 영화 ‘4교시 추리영역’으로 본격적인 연기자의 길을 걷기 시작한 강소라는 2011년 영화 ‘써니’로 대중에게 자신의 이름을 확실히 알렸다. 이후 스크린과 안방극장을 넘나들며 SBS ‘못난이 주의보’와 ‘닥터 이방인’을 통해 성인 연기자로 자리매김했다. ‘미생’에선 한층 더 성숙한 연기력으로 만능 신입 사원 안영이로 변신했다. “처음 동료 배우 임주환씨 추천으로 웹툰을 봤는데 체력적, 정신적으로 힘든 시기에 ‘미생’으로 힘을 얻었다. 잘될까 안될까 하는 생각보다는 안하면 후회할 거라는 생각에 욕심내서 했다”며 ‘미생’과 첫 인연을 전했다. 이어 “욕심 없이 맡겨서 연기했다”며 “‘어떤 방식으로 하면 더 잘 표현할 수 있을까?’ 같은 과거보다 질적으로 향상된 고민을 많이 했다. 배우로서 즐거운 고민이었다”고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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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웹툰과 달리 드라마에서는 안영이의 비중이 높아지며 무에서 유를 창조해야 했고, 그로 인해 싱크로율이 높지 않다는 평도 함께 들었다. 그 역시 “‘미생’에서 가장 비현실적인 캐릭터는 안영이”라며 실제 자신과 싱크로율은 40% 정도라고 했다. 강소라는 자신만의 안영이를 만들기 위해 쇼트커트에서 긴머리로 변화를 주거나 촬영에 앞서 직접 대기업 사원들을 만났고 일일 회사 체험을 통해 준비해왔다. 특히 “실제로 안영이 같은 사원이 있었는데 그 분을 많이 참조했다. 그리고 자원팀에 가서 무슨 일을 하는지 많이 물어봤다”고 알렸다. 이런 노력으로 일반 직장 여성과는 다른 심플한 안영이만의 책상을 만들었고, 카메라에는 잘 비치지 않았지만 항상 화면에도 세계 지도나 각국의 현지 뉴스를 띄워놨다.
강소라의 수준급 외국어 실력도 큰 이슈가 됐는데 어릴 적부터 비디오를 통해 영어를 접한 그는 보고 싶은 작품의 자막을 구할 수 없어 스스로 찾다보니 어느새 실력이 늘었다고 했다. 외고 준비를 할 정도로 영어 실력이 출중하지만 러시아어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듣지도 보지도 못한 것인데, 발음에만 신경 쓰면 그 의미가 안 드러났다”면서 “러시아어가 표현하고자 하는 한국말의 의미를 생각해 한국적 억양을 내 임의로 바꾸기도 했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미생’을 통해 직장인이 안정적인 것이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깨졌다는 그는 “왜 아버지가 술을 드시고 들어올 수 밖에 없는지, 왜 수염 안깎은 얼굴을 들이밀고 비비는지, 왜 치킨을 꼭 사오셨는지 이해를 많이 하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남자든 여자든 버티는 것이 힘들지 않을까. 얼마나 짐이 많은가 보다는 어떤 방식으로 짐이 지워졌는지에 따라 다르다”고 강조했다. ‘미생’ 속 완벽한 안영이를 연기하면서 “참는 게 제일 힘들었다. 영상 만으로는 그 답답함을 표현할 수 없었다”며 “계단에서 우는 장면과 백기에게 담담하게 털어 놓은 신”을 가장 안쓰러운 장면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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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웹툰으로 연재될 ‘미생’ 시즌2에 대한 소식이 연일 흘러나오는 가운데 “(안영이가)승진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자원팀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회식이나 식사를 통해 화제의 장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특히 “신입사원이 들어와서 사수로서 모습을 보이길 바란다. 그때쯤이면 장그래와도 직장 동료가 아니라 친구관계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생’의 안영이를 통해 한층 더 성숙한 배우로 성장한 강소라는 “영화나 드라마로 장르를 가리거나 아직 딱히 정한 것은 없다”면서도 “앞선 세 작품 모두 부모님과 관계가 안좋았는데 다음 작품에는 관계가 좋았으면 좋겠다.(웃음) 무엇보다 내 실제 모습을 많이 씌울 수 있는 캐릭터를 하고 싶다”고 다가오는 2015년 계획을 알렸다.
홍승한기자 hongsfilm@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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