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포공항=이소영 기자] “일본도 약한 상대는 아니지만, 지금 분위기가 너무 좋아요.”
안방에서 체코를 연이틀 격파하고 한일전을 치르는 류지현(54) 국가대표팀 감독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었다. ‘숙명의 라이벌’ 일본과 격차는 벌어진 지 오래지만, 마냥 밀리지 않는다는 계산이 선 까닭이다.

류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2일 일본으로 건너가 15~16일 일본 도쿄돔에서 경기를 펼친다. 내년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앞서 열리는 평가전인데, 미리 상대 팀 전력을 탐색할 기회인 셈이다. 일본과 같은 조에 배정된 만큼 이번 경기의 의미 또한 남다르다.
최근 한국은 국제 무대에서 자존심을 제대로 구겼다. WBC 3번 연속 조기 탈락 수모를 겪었을 뿐 아니라, 일본은 고사하고 한 수 아래로 평가받던 대만에도 밀리면서 국제 경쟁력을 잃은 상황. 지난 8~9일 체코를 각각 3-0, 11-1로 완벽하게 제압하며 1차 관문은 통과했으나, 체코가 세계랭킹 15위인 점을 고려하면 마냥 만족할 수 없다.

이날 출국하기 전 취재진과 만난 류 감독은 “아무래도 한일전이기에 의미가 다를 수밖에 없다”며 “물론 결과도 좋아야 한다. 그리고 그 결과에 따라서 선수들도 자신감을 얻게 되면 내년에도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국제무대에서는 패스트볼 구속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세대 교체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시속 150㎞대 빠른 공을 던지는 젊은 선수들이 대거 등장했다. 이번 평가전에서 실점을 허용한 투수는 김서현 한 명에 불과하다. 강속구 투수가 즐비한 일본과 맞대결인 만큼 기대감이 부풀 수밖에 없는 이유다.

류 감독은 “지금 컨디션을 보면 충분히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선수들도 굉장히 좋아했고, 의욕적이다. 요즘 분위기가 정말 좋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만약 경기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는 게 류 감독의 설명이다. 사실상 이벤트성 경기나 다름없기에, 만회할 기회는 남아있다.
다만 일본은 부상으로 빠지는 선수들이 많은 탓에 풀전력이라곤 볼 순 없다. 류 감독은 “상대 팀에 좋은 투수들이 3~4명 포진해 있다”면서 “마무리도 NPB에서 최고 수준이고, 타자들 역시 각 팀의 주력 선수들”라며 절대 만만치 않은 상대인 점을 인정했다. 이어 “본경기 때는 일본 역시 해외파 선수들이 합류하지 않나”라며 “약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각오를 다졌다. ssho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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