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전주=정다워 기자] 은퇴를 앞둔 전북 현대 ‘원클럽맨’ 최철순(39)은 팀의 산증인이다.

최철순은 2006년 전북 입단 후 올해까지 20년간 한 팀에만 몸담은 선수다. 2012~2014년 국군체육부대에 있던 시기를 제외하면 늘 전북의 녹색 유니폼만 입었다. 2009년 K리그 첫 우승 후 올해까지 열 번의 챔피언 등극에 늘 그가 있었다.

최철순은 “처음 왔을 때 전북은 좋은 팀은 아니었지만 점점 좋아지면서 한국 축구의 역사를 쓴 것 같다. 그 역사 위에 새로운 역사가 쌓이고 있다. 앞으로도 전북이 리그를 대표하는 구단으로 계속 나아갔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얘기했다.

전북의 역사를 모두 경험한 최철순에게 팀에 가장 중요했던 인물 3인을 꼽아달라는 질문을 던졌다.

최철순은 1번으로 최강희 전 감독을 꼽았다. 2005년 부임 후 최철순을 선발했고, 이후 여섯 번의 K리그 우승, 두 번의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정복을 이끈 지도자다. 최철순은 “최강희 감독님을 첫 번째로 꼽고 싶다. 최 감독님께서 지금 전북의 기조나 틀을 만드신 덕분에 많이 우승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철순은 이동국, 그리고 조재진을 언급했다. “두 번째는 (이)동국이형이다. 우리 팀의 문화를 모두 바꾼 선수다. 우승하는 데 있어 한 획을 그은 사람이다. 마지막으로는 조재진 선수를 말하고 싶다. 재진이형이 우리 팀에 오면서 홍보, 마케팅 가치가 높아졌다. 팬이 많이 늘었다. 힘을 내는 요인이 됐다. 마케팅의 힘이 정말 대단하다는 걸 느꼈다”라는 설명이었다.

그러면서 정작 본인의 순위를 언급하지는 않았다. “나는 몇 번째라고 말하기 어렵다. 팀이 필요할 때 도움을 줬을 뿐”이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또 다른 베테랑 홍정호가 손가락 하나를 들어 보였다. 홍정호는 “첫 번째는 철순이형이다. 열 번의 우승이면 설명이 필요 없다”라며 최철순이야말로 전북 역사에서 없어서는 안 될 가장 중요한 선수라는 생각을 밝혔다.

올시즌을 끝으로 최철순은 프로 무대에서 퇴장할 예정이다. 이미 은퇴 의사를 밝혔다. 이제 제2의 인생을 준비할 시기가 다가온다.

기자회견 막바지 가족에 관해 얘기하다 눈물을 보이기도 한 최철순은 “스포츠 트레이닝 분야 박사 공부를 하고 있다. 유소년 쪽에도 관심이 많다. 전북에서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 다음 해에는 K7에도 도전하고 싶다”라는 계획을 밝혔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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