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서지현 기자] 언론인 손석희부터 배우 강동원, 매기 강 감독까지 이들이 뽑는 ‘최애’ 영화가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공개된다.
올해로 30주년을 맞은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7일부터 26일까지 10일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열린다.
특히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특집 프로그램으로 ‘까르뜨 블랑슈(Carte Blanche)’를 선보인다. 이는 프랑스어로 ‘백지수표’를 뜻하는 말이다. 국내외 영화∙문화계 명사들이 직접 선정한 추천작을 상영하고, 작품에 얽힌 경험과 감상을 나누는 자리다.

첫 번째 순서로는 봉준호 감독이 나선다. 봉준호 감독은 아오야마 신지 감독의 ‘유레카(2000)’를 선택했다. 지난 2000년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유레카’는 비극을 겪은 이들이 떠나는 치유의 여정을 그렸다.
이에 대해 봉준호 감독은 “조용히 다가와 천천히 스며들고, 마침내 가슴속 깊은 곳까지 뒤흔드는 정서적 울림”이라며 “이제 우리 곁을 떠난 아오야마 신지의 걸작”이라는 평가를 남긴 바 있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로 글로벌 흥행 열풍을 일으킨 매기 강 감독은 봉준호 감독의 ‘괴물(2006)’을 선택했다. 매기 강 감독은 “‘괴물’을 보기 전에는 한 영화가 그렇게 많은 분위기를 오갈 수 있다는 것을 몰랐다. 이 영화를 통해 여러 가지 분위기가 하나의 영화 속에 공존할 수 있다는 것과 그 균형을 어떻게 잡느냐가 중요하다는 걸 배웠다”며 자신의 영화 세계에 깊은 영향을 끼쳤음을 전했다.

배우 강동원은 자신이 출연한 최초의 한국형 히어로무비 ‘전우치(2009)’를 선정했다. ‘전우치’는 고전 소설 전우치전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조선에서 봉인된 도사가 현대 서울에서 펼치는 유쾌한 활극 액션으로, 개봉 당시 누적 관객수 606만명을 기록했다. 강동원은 “많은 분이 ‘원조 K-히어로물’이라고 말씀해 주시는 작품인 만큼 오랜만에 큰 스크린에서 함께 즐기고 싶다”고 선정 소감을 전했다.


은희경 소설가는 미야케 쇼 감독의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2022)’을 선택했다. 앞서 2022년 베를린국제영화제 인카운터부문에 초청된 이 작품은 선천적 청각장애를 지닌 복서 케이코가 겪는 심경의 변화를 그린 작품이다. 은희경 소설가는 “침묵에 집중하고, 허공 한가운데에 쓰고, 그리고 상처를 준 사람끼리 강가에서 인사를 나누는 영화”라며 작품을 선정한 이유를 밝혔다.

언론인 손석희는 시드니 로멧 감독의 ‘뜨거운 오후(1975)’를 꼽았다. 무더운 여름날, 뉴욕에서 성전환 수술비 마련을 위해 은행 강도를 벌인 두 사람의 절박한 상황과 사회적 갈등을 그린 작품이다. 이에 대해 손석희는 “올해로 개봉 50주년이다. 실화, 사회적 소수자, 비극, 그리고 미디어에 대한 통렬함 그래서 당시엔 국내에서 볼 수 없었던, 그러나 봐야 할 이유는 너무나 많은 영화다. 무엇보다도 알 파치노”라고 특별한 소재와 강렬한 배우의 존재감 또한 선택의 이유로 꼽았다. sjay09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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