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결국 두뇌 싸움…한순간 판단으로 뒤바껴
고의낙구 규정→병살을 이끄는 ‘꾀’

[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작두’ 탄 프로야구 해설위원 이대형이 ‘페이크’를 집중적으로 해부해 야구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대형은 티빙 오리지널 ‘이대형의 크보랩’ 8화에서 경기의 흐름을 단숨에 바꾸는 결정적 요소인 ‘페이크’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이번 회차는 내야에서 자주 등장하는 고의낙구 규정으로 시작했다. 고의낙구는 내야수가 플라이 타구를 고의로 떨어뜨려 병살을 유도하는 행위를 막기 위한 장치다. 영상에서는 해당 규정이 적용된 실제 경기 사례를 소개하며, 고의낙구의 필요성과 어떤 상황에서 선언되는지를 짚었다. 또 병살로 연결되지 못한 사례까지 함께 보여주며 규정의 맥락을 풍부하게 소개했다.

수비 페이크 장면도 흥미로웠다. 먼저 LG 박해민이 물 흐르듯 주자를 속여낸 플레이, 한화 노시환이 병살을 끌어낸 수비 페이크, 기아 김호령이 시간을 벌어낸 장면 등은 이 해설위원과 강성철 캐스터의 극찬을 받았다.
이 해설위원은 “내야수가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주자는 공이 오지 않는 줄 착각해 슬라이딩 타이밍을 놓치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다양한 페이크 장면 중 노시환의 플레이를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으로 꼽았다.

송구 페이크 역시 눈길을 끌었다. 지난 7월25일 KIA와 롯데의 경기 중 KIA 박찬호가 투수에게 공을 던지는 과정에서 실투가 있었다. 하지만 투수가 이를 곧장 1루로 연결해 2루 주자를 잡아내는 장면이 등장했다. 의도치 않은 상황에서 나온 해당 플레이는 오히려 ‘송구 페이크’의 진수를 보여주며 이용자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포수의 페이크 분석에서는 최근 야구에서 잘 언급되지 않는 ‘프레이밍’이 화두에 올랐다. 프레이밍은 스트라이크 존 바깥쪽에 들어온 공을 미트의 움직임으로 존 안으로 끌어들이는 기술이다. 최근 ABS(자동 볼·스트라이크 판정 시스템) 도입 이후 KBO에서는 해당 효과가 크게 줄었다. 스트라이크존을 기계가 판정하기 때문에 포수가 아무리 정교하게 공을 움직여도 판정에는 영향을 주지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이 해설위원은 “투수가 느끼기에는 여전히 프레이밍이 심리적 신뢰와 연결된다”며 “포수가 공을 ‘잡아주는 느낌’을 주는 것만으로도 투수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줄 수 있다”고 꼬집었다.
KBO를 뜨겁게 달군 화제의 장면을 알아보는 코너 ‘요즘 크보’에서는 타석에서 벌어진 특별한 순간들이 이어졌다. 타석 박스에서 맞은 공이 몸에 맞으면 파울이 되는 규정을 살펴보며 양의지의 부러진 배트에 공이 두번 맞았지만, 안타로 인정된 상황. 이 해설위원이 번트를 시도하다 얼굴에 공을 맞아 아웃을 당한 플레이까지 다양한 사례로 야구의 이해도를 높였다.
한편 야구의 디테일을 짚어내며 ‘야잘알‘로 거듭나게 하는 ‘이대형의 크보랩’ 9화는 오는 9월1일 오후 12시 티빙에서 공개된다. gioi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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