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대한극장 7층 규모·11개 상영관→무대로 개조
퍼포머와 1대1 교감…소품 하나까지 연출 의도 새겨

[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지금껏 경험해본 적 없는 판타지가 눈앞에서 펼쳐진다. 관객이 마치 영화 속 한 관객이 된 듯한 색다른 관람을 즐기는 이머시브 시어터 ‘슬립 노 모어 서울(Sleep No More Seoul)’ 한국에서 처음 무대에 올랐다. 작품의 연출진은 익숙하지 않은 장르에 낯설어하는 관객들이 자연스럽게 공연에 녹아들 수 있도록 관람 포인트를 전했다.
‘슬립 노 모어’의 연출진은 20일 서울 중구 매키탄호텔(구 대한극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작품 소개와 함께 공연의 숨은 매력을 소개했다. 이 자리에는 작품을 한국에 들여온 미쓰잭슨 주식회사 박주영 대표를 비롯해 펀치드렁크 창립자 겸 연출인 펠릭스 바렛, 맥신 도일 공동 연출 및 안무가, 콜린 나이팅게일 프로젝트 어드바이저, 사이먼 윌킨 슨 조명 디자이너, 데이비드 이스라엘 레이노소 의상 디자이너, 비아트리스 민스 디자이너가 참석했다.
셰익스피어의 희곡 ‘맥베스’를 1939년 무대로 구성한 ‘슬립 노 모어’는 알프레도 히치콕(Alfred Hitchcock) 스타일로 풀어낸 작품이다. 독창적인 안무와 풍부한 사운드트랙, 1930년대 스코틀랜드를 재현한 수많은 공간이 어우러져 경외감을 불러일으키는 이야기를 펼쳐낸다. 관객은 어디로 갈지, 무엇을 볼지 직접 결정하며 각자의 여정에 따라 매번 특별하고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특히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물고, 관객이 극 속으로 들어가 자유롭게 이야기를 체험하는 방식으로 전세계 평론가들의 극찬 속에 이머시브 시어터라는 장르를 탄생시킨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무대는 약 250억 원을 투자해, 10년간의 준비 끝에 충무로 대한극장의 11개 영화관을 1930년대 스코틀랜드 배경의 ‘매키탄 호텔’로 재창조했다. 앞서 공연한 영국 런더, 미국 보스턴과 뉴욕 그리고 현재 동시 상영 중인 중국보다 층고가 높아 새로운 세계관으로의 몰입감을 더한다. 공연장은 7층 규모의 공간으로, 관객은 자신만의 동선으로 공간을 자유롭게 이동하며 퍼포머들과 1대1로 마주하며 매번 다른 시각에서 공연을 경험할 수 있다.
논버벌 퍼포먼스(Nonverbal Performence, 비언어 행위예술)이지만, 퍼포머들의 손끝에서 펼쳐지는 움직임을 비롯해 미술 디자인, 조명과 음향, 작은 소품 등에서 시각적·공감적으로 18개의 드라마를 공감할 수 있다.
박 대표는 “관객이 어떤 장면을 마주하고 어떤 캐릭터를 만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독특한 공연이다. 주도적으로 자유롭게 공간을 탐색하다 보면 생각지 못한 경이로운 상황과 마주할 것이다. 한 캐릭터로 스토리를 따라가기 보단 다양한 캐릭터의 소재를 자신의 서사로 느낀다면 다양한 스토리텔러가 될 것”이라며 “공간을 구성하는 다양한 가구와 소품들의 디테일에도 연출의 의도가 담겨있으니 전체를 탐색하면서 단서를 찾아가면 더욱 재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펠릭스 바렛 연출은 “행운은 대담한 사람의 편에 선다”라며 “모험 탐험하길 바란다. 호기심을 가진 관객만이 찾아낼 수 있는 시퀀스 있다. 사람이 너무 많은 스테이지에 있다면, 조금 더 비어있는 다른 공간에서 비밀을 찾을 수 있는 기회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역사상 가장 큰 스케일로 선보이는 세계적인 이머시브 시어터 ‘슬립 노 모어 서울’은 9월28일까지 매키탄호텔에서 펼쳐진다. gioi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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