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이주상 기자] 클래식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우리나라가 자랑하는 세계적인 거장 정명훈이 오랜 음악적 동반자들과 함께 아름다운 실내악 무대를 준비했기 때문이다. 강릉에서 시작해 부천, 김해, 대구를 거쳐 마지막으로 2025년 11월 25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막을 내리는 이번 공연은, 정명훈이라는 이름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설레는 무대다.

더욱 특별한 것은 그와 함께하는 연주자들입니다. ‘동양인 첼로 거장’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지안 왕, 젊은 세대를 대표하는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 그리고 비올리스트 디미트리 무라스가 한자리에 모인다.

라 스칼라 음악감독이라는 새로운 중책을 맡게 된 정명훈의 피아노 연주를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점점 귀해지고 있는 지금, 이번 공연은 더욱 소중한 의미를 갖는다. 듀오부터 콰르텟까지 다양한 편성으로 펼쳐지는 실내악의 세계는, 마치 친밀한 대화를 나누듯 섬세하고 깊이 있는 음악적 교감을 선사할 것이다.

정명훈과 지안 왕의 만남은 이미 많은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겨왔다. 메시앙의 신비로운 작품부터 베토벤의 웅장한 삼중 협주곡까지, 두 거장이 함께 빚어낸 음악적 순간들은 언제나 특별했다.

동양인으로는 최초로 도이치 그라모폰과 전속 계약을 맺은 지안 왕의 첼로가 정명훈의 피아노와 만날 때, 그 깊이와 온기는 듣는 이의 마음을 자연스레 움직인다.

여기에 한국 바이올린계의 자랑인 양인모가 합류한다. 파가니니 콩쿠르와 시벨리우스 콩쿠르에서 모두 우승하며 세계가 주목하는 젊은 거장으로 성장한 그의 바이올린은, 기존 세대와 새로운 세대를 잇는 아름다운 다리 역할을 할 것이다.

비올리스트 디미트리 무라스까지 더해져 완성되는 이 특별한 조합은, 평소 해외 유명 페스티벌에서나 만날 수 있었던 꿈같은 편성이다.

이번 공연에서 들려질 프로그램도 마음을 설레게 한다. 1부에서는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소나타 e단조가 그 특유의 우아하면서도 애틋한 선율로 공연장을 채울 것이고, 이어지는 베토벤의 피아노 삼중주 ‘유령’은 극적인 긴장감과 서정적 아름다움이 교차하며 듣는 이를 음악의 깊은 세계로 이끌 것이다.

2부의 브람스 피아노 사중주 3번 ‘베르테르’는 이번 공연의 백미라 할 수 있다. 괴테의 문학에서 영감을 받은 이 작품이 네 명의 거장들에 의해 어떻게 재탄생할지, 그들이 만들어낼 음악적 대화가 어떤 감동으로 다가올지 기대가 된다. 정명훈과 세계 정상급 연주자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이 특별한 밤은 단순한 연주회를 넘어서는 의미를 갖는다.

각자의 개성과 깊이를 지닌 거장들이 하나의 음악으로 만나 빚어내는 순간들은, 클래식 음악이 가진 진정한 매력과 감동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이런 만남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 음악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이 함께 나누고 싶은 특별한 순간이 될 것이다.

정명훈은 한국이 세계에 자랑하는 대표적인 클래식 음악가다. 피아니스트와 지휘자 두 분야에서 모두 정상급 실력을 인정받는 보기 드문 음악가이다.

1953년 서울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뛰어난 음악적 재능을 보였던 정명훈은 줄리아드 음악원에서 수학하며 본격적인 음악가의 길을 걸었다.

피아니스트로서 정명훈은 1974년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2위를 차지하며 세계 무대에 이름을 알렸고, 이후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탁월한 연주력을 인정받았다.

그의 피아노 연주는 기교적 완성도와 함께 깊이 있는 음악적 해석으로 평가받으며, 특히 동양적 서정성과 서구적 합리성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독특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지휘자로서의 정명훈은 더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바스티유 오페라 극장 음악감독, 도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 KBS 교향악단 상임지휘자 등을 역임하며 세계 클래식계에서 확고한 위치를 다졌다.

최근에는 세계 최고 권위의 오페라 극장 중 하나인 이탈리아 라 스칼라의 음악감독으로 지명되어, 아시아 출신 지휘자로서는 전례 없는 성취를 이뤄냈다. rainbow@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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