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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2세가 축구선수 김신욱 기억했으면.”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이라기엔 그답게 신중하고 침착했다. 김신욱(26·울산)에게 결혼은 삶의 2막을 여는 새로운 장이지만, 신앙으로 점철된 축구인생을 더욱 단단하게 하는 디딤돌이다. 1년 6개월여 교제한 세 살 연하의 발레학도를 예비신부로 맞이하는 김신욱은 4일 스포츠서울과 통화에서 “독실한 크리스천으로 순수하고, 축구선수로 살아가는 내 가치관을 잘 이해해주는 고마운 사람”이라고 말했다. 오는 13일 서울 한 호텔에서 100여 명의 양가 친인척만 초청해 조촐하게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다. 축의금과 화환도 정중히 사양해 일절 받지 않는다. “성경의 한 문구처럼 남편과 아내, 서로에게 집중하고 결혼이라는 본질에 최선을 다하자고 약속했다. 화려하기보다 내실 있는 결혼식을 원한 배경이다. 둘다 행복의 기준이 같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결혼하고 축하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까지 받은 사랑을 앞으로 어떻게 많은 분께 돌려줄까 고민하기로 했다.” 신혼여행도 선교 활동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일정은 확정하지 못했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다친 오른 정강이 비골 골절 재활이 한창이고, 아시안컵 출전도 조율 중이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으나 예비 신부와 선교활동을 하게 되면 신혼여행 이상의 값진 시간이 될 것이다.”
올 초부터 결혼을 염두에 두고 있었으나 군 문제 등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다행히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견인하며 병역 혜택을 받은 김신욱은 이른 나이에도 결혼을 결심했다. 축구에만 전념하는 데 보탬이 되리라고 봤다. “내가 꿈꾸던 이상형이었고, 결혼은 축구인생을 살아가는 데 큰 원동력이 되리라고 생각했다. 감사하게도 금메달이란 선물을 받았고, 10월에 상견례를 마쳐 결혼 준비를 할 수 있었다.” 소속팀 울산이 시즌 막바지 치열한 승점 싸움을 하고 있었고, 대표팀도 새 감독 밑에서 담금질이 한창인지라 결혼 발표를 미뤘다고 한다. 그는 “내 결혼으로 떠들썩해지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축하해준 동료와 지도자분께 감사하고 있다”며 “결혼한 선배들이 가족의 힘을 안고 뛰는 게 부러웠다. 특히 아내라는 존재와 인생을 논하는 게 참된 행복이라는 것을 배웠다. 선배들처럼 의미 있는 가정을 꾸리겠다. 아이도 빨리 낳고 싶다. 또 하나의 목표가 있다면, 아이가 축구선수인 아버지 김신욱을 기억하도록 하고 싶다. 오래도록 잘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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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거취에 관해서도 또렷하게 얘기했다. 병역 혜택을 받으면서 유럽 굴지의 클럽으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김신욱이다. “난 아직 울산 선수다. 올해 성적이 부진했고, 나도 부상으로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한 것 같다. 새로 오신 윤정환 감독께서 원하는 축구 색깔에 도움이 되도록 준비할 것이다. 이적 제의가 오는 팀은 있지만, 울산 구단과 신중하게 상의해서 결정해야 할 것이다.”
한편, 스포츠서울은 김신욱의 미공개 웨딩컷을 단독으로 입수했다. ‘진격의 거인’이란 별명답게 우람한 체격이 턱시도의 멋을 한껏 드러낸다. 자신의 등번호인 ‘18’이 새긴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찍은 사진도 눈길을 끌었다. “솔직히 쑥스럽다. 행복하게 잘 살겠다. 지켜봐 달라.”
김용일기자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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