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전력의 핵심인 유럽파 차출을 두고 왜 ‘황선홍호’는 거부당하고, 라이벌 일본은 정상적으로 이뤄졌을까.

세계 최초로 10회 연속 올림픽 남자 축구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황선홍 감독의 올림픽축구대표팀이 시작 전부터 암초를 만났다. 전력의 핵심으로 여긴 다수 유럽파가 소속 구단의 차출 불허로 합류가 무산됐다.

올림픽팀은 15일 카타르에서 개막하는 U-23 아시안컵에 출전한다. 이 대회는 2024 파리올림픽 남자 축구 본선 티켓이 걸려 있다. 상위 3개 팀에 주어진다. 한국은 우승 후보 일본을 비롯해 아랍에미리트(UAE) 중국과 B조에 묶여 조별리그부터 쉽지 않은 경기를 치러야 한다.

황 감독은 아시안컵에 나서는 최종 23명에 양현준(셀틱) 배준호(스토크시티) 김지수(브렌트퍼드) 김민우(뒤셀도르프) 4명의 유럽파를 포함했다. 그런데 양현준과 김지수는 소속팀에서 차출에 반대해 홍시후(인천) 김동진(포항)을 대체 발탁했다. 배준호도 차출이 여의찮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일본은 최종 명단에 포함한 5명의 유럽파 모두 카타르로 향한다.

이 대회는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가 아니어서 클럽의 차출 의무가 없다. 그럼에도 유럽파 차출을 두고 한일의 희비가 엇갈린 건 처한 상황이 극명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일본은 골키퍼 고쿠보 레오 브라이언(벤피카)을 비롯해 우치노 다카시(뒤셀도르프) 야마모토 리히토, 후지타 조엘 치마(이상 신트트라위던) 사토 게인(베르더 브레멘)을 명단에 포함했다. 고쿠보와 우치노, 사토 모두 소속팀에서 비주전 요원이다. 벤피카는 우크라이나 출신 2001년생 아나토리 트루빈이 주전이다. 고쿠보는 이번시즌 출전 기록이 없다. 2군에서만 16경기 뛰었다. 사토도 이번시즌 정규리그를 뛴 적이 없다. 우치노는 분데스리가 2부 15경기를 뛰는 데 그쳤고, 선발로 나선 건 3회에 불과하다.

주전으로 뛰는 건 야마모토(30경기)와 후지타(22경기) 뿐이다. 그럼에도 차출이 된 건 소속팀 신트트라위던의 특수성이 따른다. 신트트라위던은 일본인 구단주를 두고 있다. 오랜 기간 일본 기업의 후원을 받으면서 다수 일본인 유망주가 경험을 쌓거나, 베테랑이 마지막 도전을 하는 클럽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번시즌에도 6명의 일본 선수가 몸담고 있다.

이와 비교해서 양현준은 셀틱이 믿고 쓰는 윙어이자 조커다. 팀은 레인저스와 스코틀랜드 프리미어십 우승 경쟁에 한창이다. 배준호는 정규리그에서만 33경기를 뛰며 주전으로 활약 중이다. 스토크시티가 3부 강등 위기에 놓여 구단으로서는 그의 차출 리스크를 장기간 안기 어렵다.

김지수는 브렌트퍼드에서 1군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는데, 하필이면 최근 팀 내 센터백 자원이 줄부상을 당했다. 김지수 옵션을 두고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야 한다. ‘유일한 유럽파’ 김민우는 뒤셀도르프 U-23에서 활동 중이다. 오히려 이번 대회 출전으로 경험치를 더 늘릴 수 있어 대표팀으로 향하게 됐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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