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LG가 외국인 투수 레다메스 리즈(31)에게 뒤통수를 맞았다. 양상문 감독이 직접 도미니카공화국으로 가 계약을 추진한 리즈가 구두합의 후 돌연 잠적했다가 일본프로야구 주니치행을 선언했다. LG 백순길 단장은 “계약 불발 여부를 떠나 인간적인 배신감을 느낀다. 양 감독께서도 단단히 화가 났다”고 밝혔다.

◇리즈의 두 번째 배신, 계약 합의 왜 틀어졌나.

플레이오프 직후 도미니카로 떠난 양상문 감독은 강상수 코치와 함께 리즈의 컨디션을 가장 먼저 점검했다. 공을 던지는 데 이상이 없고, 지난해보다 제구도 안정적이라 복귀 타진을 했다. 최근에는 김용일 트레이닝 코치가 메이저리그 토론토와 계약이 해지된 리즈를 뉴욕에서 만나 메디컬체크까지 진행했다. 리즈 복귀를 위해 구단이 최선의 노력을 한 것이다.

사단은 양 감독과 구두계약을 맺은 뒤 일어났다. 양 감독은 리즈를 만나 “원하는 조건을 말하라”고 했고, 리즈의 조건을 들은 뒤 두 말 없이 “오케이” 사인을 냈다. 다음날 만나 계약서를 작성하기로 한 뒤 기분좋게 헤어졌는데, 갑자기 리즈가 잠적을 한 것이다.

구단주에게 보고까지 된 상황이라 리즈 복귀는 기정사실인 것처럼 보였다. 잠적하기 전 리즈는 구단 관계자와 전화통화에서 “에이전트가 미국에서 오고 있으니 공항에 마중을 나가야 한다”며 만남을 하루 더 연기했다. 이후 사나흘 연락이 끊겼던 리즈는 “일본 프로야구로 가게 됐다”며 계약 불가를 통보했다. 그러면서 “주니치에서 2년간 300만 달러에 옵션도 꽤 괜은 조건을 제시했다. LG는 어느정도 대우를 해 줄 수 있느냐”며 ‘간보기’까지 했다. 양 감독은 “처음 네가 말한 조건에서 단 1원도 올려줄 수 없다. 아무리 야구를 잘하고, 팀에 필요한 선수라도 인성이 안된 선수와 함께 할 수 없다”며 협상종료를 선언했다.

지난해에도 무릎부상 후 재활을 도와주겠다던 LG 대신 메이저리그 토론토와 계약을 체결한 리즈다. 당시 배신감을 느낀 구단에 리즈는 “나는 에이전트가 시키는대로 했을 뿐”이라며 책임을 회피했다. 두 번이나 같은 행태를 반복한 리즈를 국내 무대에서 만나기 쉽지 않을 듯하다.

◇ML도 주목한 타자 히메네스부터 확보..외국인선수 새 조각

LG가 외국인 선수들의 윤곽을 잡았다. 올해 뛰었던 세 명의 외국인 선수가 모두 새얼굴로 바뀔 예정이다. 리즈가 ‘뒤통수’를 치고 도망가는 황당한 상황을 맞았지만, LG 양상문 감독은 일찌감치 두 가지 플랜을 계획한 뒤 도미니카공화국으로 향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게 구단 내 분위기다. 양 감독 역시 “오히려 잘 됐다. 더 좋은 선수를 데려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관심을 모은 외국인 타자의 윤곽부터 드러났다. 메이저리그 밀워키와 처리해야 할 문제들이 남아있지만, 선수 본인이 한국 프로야구 행을 강력히 원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그 주인공은 LA 에인절스에서 시즌을 소화한 뒤 밀워키로 이적한 루이스 히메네스(26)다. 올시즌 빅리그에서 18경기를 소화하며 6안타 2타점, 타율 0.162에 그쳤지만, 마이너리그 통산 697경기에서 101홈런 512타점 타율 0.299를 기록한 중장거리형 타자다. 주 포지션은 3루수이고, 올시즌 메이저리그에서 100.2이닝을 소화하면서 무실책을 자랑했다. 마이너리그 통산 4494.2이닝 동안 3루를 지켰고 110개의 실책을 범해 수비율 0.931를 기록했다. 도미니카에서 선수들을 직접 관찰하고 있는 유지현 코치가 한 눈에 반한 인물이다. 최근 kt와 계약한 앤디 마르테보다 한 수 위 기량이라는 게 코칭스태프의 평가다. LG 관계자는 “밀워키에서도 기대주로 여기고 있어 협상이 쉽지 않다. 하지만 선수 본인의 의사가 뚜렷해 계약을 이끌어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두 명의 외국인 투수는 협상 단계이다. 조만간 LG의 외국인선수 조각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장강훈기자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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