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인천남동체육관=원성윤 기자] 매번 막혔다. 삼척엔 통산 1600세이브를 달성한 박새영(30)이라는 방패가 있었다. H리그 세이브·방어율 1위 국가대표 골키퍼다운 면모였다. 전반 16분, 8-3으로 삼척이 앞설 때까지는 그랬다. 경남은 전반 중반 이후 무섭게 집중력을 발휘했다. 센터백 이연경(33) 공격이 살아나면서 흐름이 바꼈다. 그리고 역전했다. 4점차 승리로 경기를 완벽하게 뒤집었다.

경남이 3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신한SOL페이 23-24 핸드볼 H리그에서 경기에서 삼척을 25-21로 눌렀다. 박새영은 한 경기 24세이브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올렸으나,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삼척은 흐름을 가져올 수 있는 기회를 실책으로 날린 게 아쉬웠다.

전반부터 경남은 피벗 플레이와 윙 플레이로 공격을 시도했으나 삼척 박새영 세이브에 번번이 막혔다. 경남 김현창 감독 입술을 ‘꽉’ 깨물게 했다. 전반 10분까지 경남을 1점으로 꽁꽁 묶었다. 공격 흐름을 읽고 미리 길목을 차단하는 섬세한 방어가 돋보였다. 7m드로도 전반에 두 번 연속 발과 손으로 걷어냈다. 여기에 박새영이 정확한 롱패스로 김소연이 골로 마무리하자 삼척 이계청 감독 박수가 터져나왔다.

리그 2위 경남 공세가 시작됐다. 몸이 풀리기 시작하면서 공격이 살아났다. 전반 중반부터 집중력을 발휘한 경남은 전반 11-11로 마치며 만회에 성공했다. 세이브·방어율 2위 골키퍼 오사라가 뒤를 든든하게 받쳤다.

후반 들어 경남은 전반에 번번이 막혔던 삼척 중앙 수비를 파상공세로 뚫기 시작했다. 최지혜의 피벗 플레이로 경남이 첫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양팀은 역전과 동점을 반복하는 일진일퇴 공방이 이어졌다.

흐름이 깨지기 시작한 건 후반 5분, 오사라가 7m드로를 막아내며 분위기가 경남으로 넘어오기 시작했다. 여기에 이연경이 내리 득점에 성공하며 16-13으로 점수를 벌렸다.

반면 삼척은 공격력이 급격히 약화됐다. 김선화, 김보은이 경남 수비 앞에서 맥을 못췄다. 센터백 김온아, 김민서 부상 공백이 여실히 드러났다.

후반 13분엔 18-13으로 6골 차이까지 벌어졌다. 4점차까지 줄이기도 했지만, 경남의 철옹성같은 수비 앞에 삼척 슈팅은 힘이 없었다. 박새영 세이브로 이따금 속공 찬스가 주어졌지만, 실책이 계속 나오며 공격권을 넘겨줬다. 더구나 선수교체 실책으로 2분간 퇴장이 나오자, 살아날만하던 삼척 분위기는 찬물을 끼얹은마냥 얼어붙었다.

후반 막판, 삼척 윙 공격이 살아나기도 했다. 후반 23분, 박새영 세이브에 이어 박소연이 공격에 성공하면서 21-19까지 따라붙었다. 경남 김현창 감독이 작전타임까지 요청했다. 김 감독은 피벗 플레이를 주문하며 공격에서 주도권을 가져올 것을 주문했다.

22-19에서 삼척 김선화가 7m드로에 실패했다. 마지막 찬스였다. 이날 경기서 김선화가 7m드로를 두 개나 실패한 건 뼈아팠다. 결국 25-21로 경남이 승리를 거뒀다.

경기MVP에 선정된 경남 이연경은 스프츠서울과 인터뷰에서 “초반에 몸이 덜 풀렸다. 그러다보니 많이 뒤진 상태에서 시작했다”며 “(오)사라 선방이 이어지면서 하나씩 따라 붙었다. 경남이 포기하지 않고 따라붙을 수 있는 강한 팀이 됐다. 후반에 좋은 경기를 했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연경은 “삼척에 박새영이라는 강한 골키퍼가 있어 심리적 압박을 받았지만 저희가 잘 뭉쳐서 승리할 수 있었다”며 “수비할 때 상대 공격을 차단하고 리바운드에서 우세했다”고 평가했다.

리그 2위인 경남에 대해 이연경은 “주위에서 7위하던 팀이 2위를 하고 있으니 잠깐이겠지 하는 말도 있었지만 우리가 노력해서 여기까지 온 거 같다”며 “앞으로 체력 싸움이기 때문에 더 보강해서 플레이오프를 할 수 있는 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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