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최규리기자] 국내 주류업계엔 소주와 맥주로 나누어진 양대 산맥이 있다.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가 각각 소주, 맥주 두 가지 주종으로 1위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최근 하이트진로가 신상 맥주 ‘켈리’를 출시함와 동시에 판매량 1억 병을 돌파하면서, 국내 맥주 시장 1위 탈환이라는 야심에 시동을 걸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소주를 통해 증류주 부문 22년 연속 세계 판매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맥주 부문에서 번번이 오비맥주에 1위를 내어주며 고배를 마신 상황이다.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지난 4월 출시한 ‘라거의 반전-켈리’가 7월11일 기준 누적 판매 330판 상자, 1억 병(330ml 기준) 판매를 달성하며 기록적인 성장세로 시장에 안착했다고 전했다.
기존 ‘테라’와 캐니벌라이제이션(Cannibalization, 자기시장잠식) 우려도 불식시켰다. 켈리가 처음 출시될 당시 이미 테라가 국내 맥주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순위권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 무리하게 신상 맥주를 출시해야 하냐는 우려의 시선도 있었다.

그러나 하이트진로 김인규 대표는 달랐다. 지난 5월 언론 매체 인터뷰에서 “켈리의 판매 속도가 테라 출시 때보다 더 빠르다”며 “현재까지는 순항하고 있고, (맥주) 성수기를 맞아 성장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테라로 판을 흔들어 시장 점유율이 상승했고, 그 위에 켈리를 더했다”며 “반드시 맥주 시장 1위를 탈환하겠다”고 각오를 밝힌 바 있다.
김 대표의 굳은 각오가 통했던 걸까. 하이트진로 켈리는 실제 출시 3개월 만에 매출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 6월 하이트진로의 유흥 및 가정 시장 전체 맥주 부문 판매는 켈리 출시 전인 3월 대비 약 33% 상승했다. 올해 2분기 판매량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1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트진로는 이 기세를 몰아 켈리 350ml 캔을 대형마트에서 한정 출시하며 점유율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각종 프로모션 및 마케팅 강화를 통해 켈리를 대세 브랜드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
오비맥주에 만년 밀려났던 하이트진로가 켈리와 테라의 연합작전으로 무섭게 오비맥주를 맹추격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처럼 하이트진로가 계속해서 국내 맥주 시장 1위 탈환을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실제 국내 맥주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는 ‘오비맥주’는 지난 5월 “올 1월부터 5월까지 판매 실적에서 확고한 1위 자리를 유지했다”며 아직 브랜드 1순위를 굳건히 유지하고 있음을 단호히 주장했다.
아울러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53.4%로 제조사 순위 1위, 카스 프레시는 42.4%로 브랜드 순위 1위를 확고하게 지켰다”며 “카스 프레시는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점유율 40.9%보다 1.5%p 상승했다”고 밝혔다.
논알코올 음료 부문 또한 오비맥주가 가정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오비맥주는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 자료를 인용해 카스 0.0의 올해 1분기 논알코올 음료 가정 시장 점유율이 30.2%,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포인트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이에 대해 “카스 프레시는 지난 몇 년간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격변의 시간 등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도 꾸준한 성장세로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며 “지난 2012년부터 10년 이상 국내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올해는 최근 5년 가장 높은 가정시장 브랜드별 점유율로 전반기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 오성택 마케팅실 상무는 “켈리가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맥주 시장을 강타하고 있다”며 “켈리와 테라의 연합작전으로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쳐 올여름 성수기 시장 공략을 본격화해 국내 맥주 시장 1위 탈환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하이트진로의 ‘곧’ 1위 계획과 ‘진짜’ 1위인 오비맥주의 국내 맥주 시장 1위 자리 싸움은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양사는 서로 1위 자리를 지키거나 탈환하기 위해 각종 팝업스토어와 프로모션으로 주 고객 유치에 힘쓰고 있다.
gyuri@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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