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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벌크업 했다며 스윙이 완전히 바뀌었더라. 그게…”
삼성 강한울(31)이 펄펄 날고 있다. 박진만(46) 감독대행이 온 이후부터 보면 ‘미친 맹타’다. 이유가 있다. 박 대행이 강한울의 변화를 만들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살짝 틀어졌던 방향을 제대로 돌렸다. 결과는 대폭발이다.
강한울은 19일까지 타율 0.323, 21타점, 출루율 0.373, 장타율 0.387, OPS 0.760을 만들고 있다. 단연 데뷔 후 가장 좋은 수치다. wRC+(조정득점생산력)도 110이 넘는다. 세 자릿수를 만든 것은 프로 9년차에 처음.
8월 이후로 계산하면 또 다르다. 34경기에서 타율 0.388, 15타점, OPS 0.905를 찍고 있다. 출루율 0.439에 장타율 0.466이다. 15~18일 4경기에서 모두 멀티히트를 쳤다. 18일에는 시즌 3번째 3안타 경기도 치렀다. 강한울은 손사래를 치지만, ‘박진만의 남자’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박 대행은 “사실 나와 이미지는 완전히 다르다”며 웃은 후 “확실히 좋은 모습이 나온다. 아마 선수들도 놀랄 것이다. 삼성에 온 지 몇 년 됐다. ‘강한울이 저런 선수였어?’ 싶을 것이다. 인식이 변하고 있다. 새롭게 보는 것 같다”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좋아진 이유에 대해 “사실 전역 후 돌아왔을 때, 벌크업을 했다면서 스윙과 폼이 완전히 변했더라. 경쟁력이 떨어질 것 같았다. 20홈런을 치는 타자가 아니지 않나. 강한울 같은 선수는 3할을 치는 쪽이 팀과 자신에게 더 도움이 된다. 볼넷도 골라서 상대를 흔드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 “올시즌 초에 퓨처스에 함께 있을 때 그 부분을 다잡아줬다. 심리적으로도 잡아줬다. 이제는 자기 스타일을 찾은 것 같다. 짧게, 정확하게 치라고 주문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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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울은 프로필상 181㎝-66㎏이다. 상무 입대 전과 비교하면 몸이 탄탄해진 것은 맞다. 그러나 홈런을 펑펑 칠 수 있는 ‘건장한’ 신체조건으로 보기는 무리가 있다. 대신 빠른 발이 있고, 방망이도 정교하다. 여차하면 번트 안타도 만들 수 있는 선수다. 이런 선수가 큰 스윙을 했으니 박 대행 눈에는 차지 않았다. 장점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부분도 있다. ‘적극성’이다. 강한울은 17일 KIA전에서 2안타 3타점을 기록했는데, 첫 타점이 동점 희생플라이였다. 0-1로 뒤진 5회말 1사 3루 상황. 볼카운트 3-0에서 4구를 그대로 받아쳤고,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날렸다.
이날 경기 해설을 한 유희관 위원은 “예전에는 3볼에서 타격하면 벤치에 들어갔을 때 ‘왜 쳤느냐’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에는 적극적으로 타격을 한다. 감독들이 믿고 맡기는 경향이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랬다. 박 대행은 “경기 전에 코칭스태프에 이야기를 한다. 찬스가 왔을 때, 타자에게 유리한 카운트라면 적극적으로 치라는 주문을 한다. 이행을 하지 못하는 선수도 있다. 스타일이 달라서 그렇다. 강한울은 요즘 컨디션이 좋다 보니까 자신 있게 돌린 것 같다. 중요한 타점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삼성 입단 첫 시즌이던 2017년 타율 0.303을 기록하며 나름대로 존재감을 보였다. 이후에는 썩 좋은 모습이 나오지 않았다. 올해는 다르다. 이제는 거의 선발로 나서는 중이다. 지도자의 역량이 여실히 드러난 부분이다. 박 대행이 강한울을 제대로 살렸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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