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지2019드래프티
2018년 11월 18일에 열린 LG 트윈스 러브페스티벌에서 2019 신인 선수들이 인사하고 있다. 제공 | LG 트윈스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현실은 냉정하다. 프로는 더 그렇다. 드래프트 행사에서는 모두가 밝은 미소를 짓고 새 유니폼을 입지만 곧 험난한 생존경쟁에 돌입한다. 3년차가 되면 입단 동기 한 두 명이 옷을 벗고 6년차가 지나면 입단 동기는 절반 이하로 줄어든다. 자리는 한정됐는데 매년 10명씩 들어오니 누군가는 빠져야 한다. 1군 선수 2, 3명만 배출해도 ‘성공한 드래프트’인 셈이다.

LG 2019 신인 드래프트는 그래서 특별하다. 첫 해부터 4년차에 접어든 올해까지 성공가도를 달린다. 첫 단추부터 완벽했다. 2라운드 지명 정우영이 2019년 캠프부터 맹활약했고 필승조로 자리매김해 신인왕을 수상했다. 1997년 이병규 코치 이후 21년 동안 이어진 신인왕 가뭄을 정우영이 해소했다. 좌투수 이상영(1라운드), 우투수 강정현(4라운드), 내야수 구본혁(6라운드), 사이드암 한선태(10라운드)도 입단 첫 해부터 1군 무대에 올랐다. 무려 신인 5명이 일찌감치 1군에서 신고식을 치렀다.

[포토] 역투하는 LG 정우영
LG 투수 정우영이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NC와 경기 8회 역투하고 있다. 2022. 4. 10.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2020년에는 우투수 이정용(1차 지명)과 좌투수 남호(5라운드)가 1군 무대에 섰다. 입단 후 수술대에 올랐던 이정용은 1군 데뷔전부터 막강한 구위를 자랑했다. 그리고 빠르게 필승조로 올라섰다. 남호도 2017년 신인 손주영, 2020년 신인 김윤식, 그리고 이상영과 함께 LG의 미래를 이끌 좌투수로 평가받았다. 2021년 3월 트레이드로 두산으로 이적했는데 두산이 남호의 가치를 인정했기에 국가대표 출신 좌투수 함덕주가 LG 유니폼을 입을 수 있었다. 포수 김성진(7라운드)도 잠시나마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이정용
LG 이정용. 1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KBO리그 SSG와의 경기. 2022. 4. 14.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2021년에는 내야수 문보경(3라운드), 좌투수 임준형(8라운드)이 도약했다. 문보경은 당해 5월 등록선수로 1군 엔트리에 포함됐다. 주전 3루수 김민성의 부상 이탈로 기회를 잡아 맹타를 휘둘렀다. 임준형은 후반기 1군 데뷔전에 임했고 선발과 중간에서 두루 활약했다.

[포토]
LG 문보경이 지난 4일 잠실 두산전에서 안타를 치고 있다. 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그리고 지난 10일 우투수 이지강(9라운드)도 1군 마운드에 섰다. 이지강은 잠실 한화전 9회 마운드에 올라 실점없이 아웃카운트 3개를 올려 승리를 완성했다. 1년 전 문보경이 그랬던 것처럼 5월 육성선수에서 등록선수로 신분이 바뀌었고 등번호 또한 117번에서 4번이 됐다. 이지강이 등판하면서 LG 2019 드래프트 지명자 11명이 최소 한 번은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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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우투수 이지강이 지난 10일 잠실 한화전에 등판해 1군 데뷔전을 치르고 있다. 제공 | LG 트윈스

11명이 모두 1군 선수로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그래도 모두 처음 목표로 삼았던 1군 명단에 포함됐다. 지금은 남호처럼 유니폼이 바뀐 선수도 있고 이상영, 구본혁처럼 군복무에 임하는 선수도 있다. 이제 4년차에 불과한 만큼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는 알 수 없다.

구단 입장에서는 더할나위 없이 성공한 드래프트다. 당장 1군 핵심 전력만 봐도 3명(정우영, 이정용, 문보경)이다. 향후 선발진에서 활약할 것으로 기대하는 이상영과 임준형까지 2019년 입단 선수들이 LG 뎁스에서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잘 뽑고 잘 키우는 게 이렇게 중요하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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