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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한국야구위원회(KBO)와 10구단 단장들이 머리를 맞대고 계획한 제주도 교육리그가 코로나19로 무산됐다. 당초 오는 10월 중순 제주도 오라 구장과 강창학 구장에서 4주 동안 제1회 교육리그를 진행할 예정이었는데 코로나19, 그리고 예상보다 길어진 정규시즌으로 인해 취소되고 말았다.
KBO 관계자는 지난달 31일 “올해 제주도 교육리그는 취소다. 코로나19로 인해 팀들이 제주도에서 단체로 경기를 치르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 그리고 현재 시점에서 제주도 또한 거리두기 4단계”라며 “10월에도 경기를 해야 한다. 구단들이 교육리그 엔트리를 따로 구성하는 데도 어려움이 있다고 하더라. 아쉽지만 제주도 교육리그는 내년으로 미루게 됐다”고 설명했다.
KBO는 지난해 12월 메이저리그(ML)의 애리조나 가을리그처럼 제주도 교육리그를 신설했다. 10개 구단 유망주들이 정규시즌 종료 시점에서 제주도로 모여 실전 경험을 쌓도록 한 것이다. 이미 롯데, NC, 삼성 등이 자체적으로 교육리그를 진행한 만큼 10개 구단이 한 곳에서 보다 효율을 높여보자는 의도다.
당시 KBO 관계자는 “2018년까지만 해도 제주도에서 리그를 진행하는 게 쉽지 않았다. 실제로 2018년 올스타전을 제주도에서 하는 것도 고려했는데 시설이 미비해 올스타전을 열지 못했다”며 “그러나 이후 시설 정비를 잘 해놓았다. 라이트가 있어 야간경기도 할 수 있다. 하루 3경기 체제로 교육리그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팀마다 꾸준히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에서 10개 구단이 한 곳으로 모이는 것은 위험부담이 적지 않다. KIA의 경우 2군에서 확진자가 발생해 퓨처스리그 경기가 취소되는 것은 물론 1·2군 선수 이동도 제한했다. 한 달 넘게 전국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000명 이상을 기록하는 상황에서 또다른 리그를 진행하는 것은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더불어 정규시즌 일정도 예상보다 길어졌다. 올림픽 브레이크를 일주일 앞두고 시즌이 중단되면서 5주 동안 리그가 멈춰버렸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최근 우천취소 경기도 부쩍 늘었다. 이대로라면 10월말, 어쩌면 11월초까지 정규시즌을 치러야 할지도 모른다. 1군 페넌트레이스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별도의 엔트리를 구성해 교육리그를 치르는 것은 부담스럽기 짝이 없다.
교육리그의 취지는 옳다. 이전까지 KBO리그 구단들은 적지않은 금액을 투자해 일본 혹은 미국에서 열리는 교육리그에 참가했다. 2018년과 2019년 겨울에는 질롱코리아 소속으로 몇몇 팀 유망주들이 모여 호주리그에 참가하기도 했다. 몇몇 선수들은 비시즌 기간에 실전 경험을 쌓으며 빠르게 성장했다. 실전보다 나은 훈련은 없다. LG 리드오프 홍창기가 호주리그를 통해 도약한 대표적인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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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어쩔 수 없이 이듬해를 기약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자체적으로 진행한 교육리그에서는 롯데 신인 나승엽이 일찌감치 선을 보였다.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올해 역시 KIA 김도영과 한화 문동주의 제주도 투타대결이 펼쳐질 수 있었는데 이 또한 무산됐다. 코로나19가 프로야구에 드리운 그늘이 짙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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