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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울버햄턴=장영민통신원·김용일기자] “Harry Kane, he’s one of our own!(해리 케인은 우리 선수야!)”
해리 케인(28·토트넘)이 울버햄턴 원정에서 교체 멤버로 들어가기 위해 준비하자 토트넘 팬은 이렇게 외쳐댔다. 그리고는 마치 왕이 귀환한 것처럼 힘차게 손뼉을 쳤다.
맨체스터시티(맨시티) 이적설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케인이 마침내 시즌 첫 경기를 소화했다. 그는 지난 22일(한국시간) 잉글랜드 울버햄턴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202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라운드 울버햄턴 원정 경기에서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팀이 1-0으로 앞선 후반 26분 손흥민 대신 그라운드를 밟았다.
토트넘 프랜차이즈 스타인 케인은 앞서 이적을 요구하며 훈련에 무단으로 불참하는 등 구단은 물론 팬과 갈등도 불거졌다. 그러나 맨시티 등과 협상이 더뎌지면서 케인은 최근 훈련장에 복귀했다. 분위기는 여전히 흉흉했다. 토트넘 구단은 훈련장에서 케인의 모습을 최대한 노출시키지 않는 등 여전히 이상기류를 보였다. 그러다가 케인이 울버햄턴 원정에 동행하자 그의 출전 자체에 관심이 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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킥오프 전 토트넘 선수단 버스가 경기장에 도착했을 때 다수의 울버햄턴 팬이 몰려 있었다. 이들은 지난해까지 팀 지휘봉을 잡있던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 감독에게 박수를 보냈다. 그러나 케인이 내렸을 땐 일제히 “우~”하며 야유를 쏟아냈다. 어느 때보다 무거운 마음을 품었던 케인은 별다른 반응 없이 경기장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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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인은 초조한 표정으로 워밍업을 하면서 경기를 지켜봤다. 그리고 마침내 산투 감독으로부터 후반 26분 출격 명령을 받았다. 가벼운 햄스트링 부상을 떠안은 손흥민을 대신해 최전방에 교체 투입됐다. 이때 울버햄턴 팬은 물론 원정을 온 일부 토트넘 팬도 야유를 보냈다. 그러나 토트넘 팬들은 곧바로 태도를 바꿨다. 손을 번쩍 들어올리더니 “케인은 우리 선수”라며 열렬히 환영의 박수를 보냈다. 울버햄턴 팬은 토트넘 팬의 반응에 욕설과 함께 “그는 (더이상 토트넘 선수가) 아닐 것”이라고 비아냥댔다.
케인으로서는 여전히 건재하다는 것을 보이는 방법 밖에 없었다. 그러나 확실히 훈련량 부족이 눈에 띄었다. 기본적으로 몸이 무거웠다. 후반 36분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을 때도 마찬가지다. 그는 역습 상황에서 스티븐 베르바인이 내준 공을 페널티 아크 왼쪽에서 이어받아 골키퍼와 맞섰는데 가랑이 사이로 시도한 슛이 걸리면서 득점에 실패했다. 케인은 기민한 몸놀림과 반 박자 빠른 타이밍의 슛이 일품인데 이날은 그다지 위력적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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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팀은 웃었다. 토트넘은 전반 9분 터진 델리 알리의 페널티킥 선제골을 지켜내며 1-0으로 신승했다. 케인은 경기 직후 토트넘 팬에게 다가갔다. 팬도 기립해서 손뼉을 쳤다. 또 자신의 SNS에 ‘눈부신 승리’라며 이날 자신의 경기 모습과 팬에게 걸어가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게재해 눈길을 끌었다. 이를 두고 현지 일부 언론은 케인이 토트넘 잔류를 암시한 것으로 해석했다.
반면 여전히 케인과 맨시티가 ‘협상 줄다리기 중’이라고 언급한 언론도 있다. 케인이 변함 없이 우승에 도전하는 팀으로 떠나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이래저래 울버햄턴전 이후 그의 행보는 더욱 관심을 받을 전망이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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