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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미국은 가족 중심 사회다. 직장이든 프로 스포츠 세계이든 가족 관련은 최우선이다. 미국 프로 구단에는 구장내 가족들을 위한 라운지가 다 마련돼 있다. 경기장에 선수들 자녀가 그라운드에서는 뒹구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풍경이다.
18일(한국 시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김광현(33)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맞아 6이닝 무실점 호투로 시즌 4연승 및 21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그러나 경기 후 출입기자들은 투구와 관련된 질문은 거의 없었다. 1명을 제외하고 전부 가족 관련 질문이었다. 세인트루이스 마이크 실트 감독에게 물은 첫 질문도 KK의 가족 앞 첫피칭었다. 그 질문에 실트 감독은 “너무 좋았다. 모두가 따뜻하게 반겨줬다”고 했다.
그럴 만도 한 게 김광현이 2020년 계약 후 처음으로 가족들이 미국을 방문해 직접 경기를 봤기 때문이다. 미국 기자들에게는 신기하게 비쳐질 수밖에 없었다. 김광현에 의하면 이날 모친, 장모, 부인, 두 자녀 등이 방문했다.
출입기자들이 김광현에게 질문하고 답을 들으면서 가장 많이 웃은 날이기도 했다. 김광현은 “그동안 혼자 설거지를 하고 자신도 똑같이 오븐에 음식을 했는데 왜 엄마가 해주는 게 더 맛있는지 모르겠다”면서 “오랜만에 엄마가 해주는 집밥을 먹으니까 너무 행복했다. 내가 요리하고 밖에서 먹은 한식은 한식이 아니었다”고 하자 모두들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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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은 가족들이 영어를 하지 못하는데, 에이전트와 구단 직원이 너무 도움을 줘서 고맙다는 인사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가족들 신경쓰지 않고 더 잘 던지려고 하지도 않고 흥분하지 않으면서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했다. 가족보다는 타자들이 어떻게 달라졌는지에 집중했다”고 한다.
가족들 앞에서 등판한 이날 경기가 어떤 의미를 갖느냐는 질문에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을 갖게 돼 의미가 있다. 한국의 작은 구장을 보다가 관중이 4만5천명씩이나 들어오는 큰 구장이라 아이들에게 기억에 남을 것이다”며 두 자녀의 아빠다운 모습을 보였다. 이날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엔 올시즌 최다인 4만 489명이 입장했다.
김광현의 다음 등판이 생일날(7월22일 시카고 컵스전)이다. 그는 “다음 날부터 원정이고 이날 아침에 가족들이 한국으로 돌아가게 돼 아침부터 공항에 가야될 것 같다”며 “이 경기는 관전하지 못할 것이다”이라며 아쉬워 했다. 김광현은 1988년 7월22일생이다.
21이닝 연속무실점의 호투에 대해선 “낮게 낮게 제구가 잘 들어가고 있어서다. 실투도 낮게 들어간다. 몸쪽 바깥쪽 모두 낮게 들어가면서 범타와 땅볼을 유도하고 있다. 안타도 큰 타구가 나오지 않고 빗맞은 안타들이다”면서 최근 상승세의 비결을 설명했다. 이날 SF전에서는 초반에 땅볼이 많았다. 땅볼 7-플라이볼 9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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