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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수에서 투수로 전향한 지 7경기 만에 승리투수가 된 나균안. 지난 15일 KT전에서 투구하고 있다.[롯데 제공]

[스포츠서울 성백유전문기자]‘야구 쉽네’.

프로야구 롯데 투수 나균안(23)이라면 이런 말을 해도 좋을 듯 싶다. 프로 데뷰 후 3년 동안 포수 마스크를 썼다가 지난해에 투수로 전향, 그리고 7경기 만에 시즌 첫 승. 선발 투수 등판 3게임 만에 승리, 그리고 아직은 무패 투수.

‘초보 투수’ 나균안이 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의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선발 등판, 6과 3분의 2이닝 동안 3피안타 4탈삼진 3볼넷의 무실점 호투로 팀의 3대0 승리를 이끌어 냈다. 생애 첫 승을 따낸 나균안은 팀을 6연패에서 구출하면서 롯데 마운드에 희망으로 떠 올랐다.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선 3경기 만의 쾌승이었다.

마산 용마고 출신인 나종덕은 2017 드래프트에서 롯데에 2차 1라운드로 지명됐다. 185cm, 99kg의 듬직한 체격의 그는 유망주 포수로 주목을 받으면서 세 시즌 동안 확실한 포수가 없었던 롯데의 안망마님에 도전했다. 경기운영이나 송구능력에서 탁월한 기량을 보였던 그는 그러나 타격(통산 타율 0.123)에서 소질을 보이지 못했다. 힘이 좋아 215경기에서 홈런 5개를 때려 냈지만 366타수 45안타에 그쳤다. 포수로서 실책도 9개나 범한 것이 불안감을 줬다. 타격 부진이 투수 전향의 이유가 됐다.

나종덕의 운명은 지난해 바뀐다. 그의 강한 어깨를 눈여겨 봤던 성민규 단장이 “포수보다 투수를 해 보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을 했던것. 고심 끝에 그는 투수 전향에 도전했다.이름도 나균안으로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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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까지 포수 마스크를 쓴 나균안[롯데 제공]

그를 2군에서 지도해 온 강영식 투수코치는 “투수로서 성공할 수 있을지 불안했던 나균안은 지난해 말부터 자신감을 가졌다. 워낙 감각이 좋아서 성공할 것을 확신했다”고 했다. 강코치는 또 “최고 구속은 146km가 나온다. 시간이 갈수록 구속이 빨라지고 있는 중이다. 특히 균안이는 다양한 구종을 던질 줄 안다”고 했다.

강영식코치는 “감각이 워낙 좋다보니 벌써 던질 수 있는 구종이 투심, 포심, 커브, 슬라이더, 서클체인지업에 스플리터까지 장착했다”면서 “아마 타자들이 무슨 공을 던질 것인지 헷갈릴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나균안은 이날 3회 말까지는 매 이닝 타자를 내보냈다. 그러나 동료들의 호수비에 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다. 4회 말부터는 3이닝 연속 삼자범퇴를 기록하며 무실점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다.

나균안은 경기 후 가진 방송인터뷰에서 “내가 잘 던진 경기에서 팀이 이겨 너무 좋다. 부모님께서 투수가 되는 것을 걱정하셨다. 이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했다.

올시즌 1군 무대에 나서기 시작한 초보 투수 나균안은 그동안 6경기(선발 2경기)에 등판해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3.68으로 잘 던졌다. 지난 15일 수원 KT전에서는 5이닝 무4사구 무실점으로 호투했으나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첫승을 미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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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스리그에서 활약할 당시의 나균안[롯데 제공]

나균안의 성공은 롯데의 미래다. 롯데 선수들은 초보투수의 첫승을 지켜주기 위해 몸을 날려 수비를 했다.

포수 지시완은 3회 1사 후 좌전안타로 출루해 2루를 훔치려던 키움 김혜성을 아웃시키는 멋진 송구를 했다. 20연속 도루에 성공했던 김혜성은 이날 첫 도루실패를 맛봤다. 유격수 마차도 역시 수차례 안타성 타구를 슬라이딩 하면서 잡아내 나균안의 첫승을 도왔고 최근 흔들렸던 소방수 김원중도 깔금한 마무리로 벤치를 안심시켰다.

성민규단장이 만들어 가고 있는 롯데의 야구는 이제 시작이다.

sungbasebal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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