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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선우기자]베일을 벗은 ‘낙원의 밤’, 처절하고도 아름다운 느와르가 탄생했다.
9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에 공개되는 영화 ‘낙원의 밤’(박훈정 감독)은 조직의 타깃이 된 한 남자 태구(엄태구 분)와 삶의 끝에 서 있는 한 여자 재연(전여빈)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장기화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영화관이 아닌 넷플릭스로 공개하게 됐다. 지난 5일 온라인 언론시사회로 선보인 ‘낙원의 밤’은 태구의 서사로 시작된다. 조직원 일원이지만 가족에게만큼은 한없이 다정하고 따뜻한 태구.
그러나 가족의 신변 변화로 인해 태구 역시 폭주하게 된다. 그후 찾은 제주도. 거기서 만난 재연. 평화로운 제주만큼이나 담담한 재연은 태구에게는 새로움을 주는 인물이다. 하지만 그런 재연조차 삶에 미련이 없는 인물로 태구를 만나고 변화를 맞는다.
투닥거리던 두 사람은 정이 들고, 여러번의 위기를 함께 헤쳐나가며 동료애도 생긴다. 하지만 이들을 향한 고난과 역경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끝내 처절함에 휩싸이는 두 남녀의 서사는 아름다운 제주도의 정취와 합해지면서 더욱 처절하고 아프다. 그러나 아름답다.
영화 ‘신세계’, ‘마녀’ 등으로 인정받은 박훈정 감독의 신작인 ‘낙원의 밤’은 느와르 장르에 충실하면서도 블랙코미디 요소와 아름다운 제주도의 풍경도 담아내며 볼거리를 풍성하게 만들었다. 물론 조직의 배신, 복수 등 장르적인 클리셰도 분명하지만, 이를 덮을만한 엄태구, 전여빈, 차승원의 열연이 돋보인다.
특히 메인 서사를 이끄는 엄태구는 특유의 저음 목소리가 쓸쓸하고 고독한 태구 역할과 어우러졌고, 담담하지만 강인한 재연 역의 전여빈과 영화의 극적인 요소를 극대화하는 차승원의 캐릭터가 눈에 띈다. 전여빈의 열연이 돋보이는 후반부는 엔딩까지도 강렬하다. 칼, 총 등 다양한 액션신도 느와르 장르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박훈정 감독 특유의 스타일리시한 연출이 ‘낙원의 밤’에서도 빛을 낸다. 한편 ‘낙원의 밤’은 지난해 제77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영화로는 유일하게 비경쟁 부문에 초청돼 해외에서 먼저 인정 받았다.
넷플릭스를 통해 국내와 더불어 전세계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31분. 청소년 관람 불가.
sunwoo617@sportsseoul.com
사진 |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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