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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강원FC 공격수 고무열(30)이 다시 한 번 포효했다.

고무열은 지난달 30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0 4라운드 경기에서 전반 36분 결승골을 터뜨리며 강원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오른쪽 측면에서 김경중이 올린 크로스를 수비 뒷공간으로 부드럽게 빠져나가며 강력한 헤더로 연결해 친정팀 골망을 흔들었다. 몇 달 전까지 한솥밥을 먹었던 김민혁을 따돌렸고, 골키퍼 송범근까지 무너뜨렸다. 고무열의 골은 최근 1무1패로 주춤하던 강원에 승점 3을 안겼다.

고무열은 지난 3라운드 성남FC전에서 시즌 마수걸이골을 터뜨렸다. 당시에는 이현식에서 김승대로 이어지는 유려한 패스 플레이 속 고무열이 정확한 오른발 슛으로 마무리했다. 이번엔 발이 아닌 헤더로 두 경기 연속골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고무열이 골을 넣은 두 경기에서 강원은 모두 패하지 않았다.

고무열의 활약은 어느 정도 예고됐던 부분이다. 고무열은 지난 프리시즌에 ‘병수볼’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전북 현대 시절까지만 해도 고무열은 가진 게 많지만 다른 선수들과 비교해 눈에 띄는 장점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탄탄한 피지컬에 스피드, 드리블, 슈팅까지 보유하고 있지만 막상 확실한 무기가 없다는 평가도 있었다. 전북 팀 내에서는 훈련에 비해 실전에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해 안타깝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전북에서 자리 잡지 못한 가운데 강원으로 이적한 고무열은 동계훈련을 통해 김병수 강원 감독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김 감독이 원하는 다채로운 플레이를 소화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선수라 오히려 강원에 어울리는 선수라는 칭찬까지 나왔다. 고무열은 자신의 주 포지션이었던 윙어에도 포워드에 가까운 선수로 변신했고, 개막 전부터 가능성을 보였다. 춘천시민축구단, 부천FC1995와의 평가전에서 연속 2골을 기록하며 골 감각이 절정에 달했다. 경미한 부상으로 개막전에 결장했고, 2라운드 상주 상무전에서 교체로 나섰지만 선발로 나선 3라운드부터는 매서운 골 결정력을 자랑하고 있다. 김 감독도 고무열의 기량을 높이 평가하며 공격의 한 축으로 여기고 있다.

지금 흐름이라면 고무열은 제2의 전성기를 열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고무열은 프로 데뷔 클럽인 포항 스틸러스에서 가장 좋은 시기를 보냈다. 프로 첫 시즌이었던 2011년 10골 3도움을 기록했고, 2013년 8골 5도움으로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전북에서는 존재감이 희미해졌다. 부상과 컨디션 난조, 경쟁 등으로 인해 전성기를 보내야 하는 나이에 주춤했다. 실제로 고무열이 전북에서 남긴 기록은 42경기 1골 2도움이 전부다. 강원에서 치른 3경기를 통해 이미 전북 시절 득점 수치를 뛰어넘었다. 주변에 김승대와 조재완 김지현 이영재 등 능력 있는 동료들이 많은 만큼 한 단계 도약도 가능한 분위기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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