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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자영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경영에 복귀한 신 회장은 지난 8개월간의 구속 수감으로 사실상 ‘올스톱’ 된 해외 사업과 지배구조 개편 등의 현안을 직접 챙기며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신 회장은 지난 2월 박근혜 전 대통령 측에 수십억 원대의 뇌물을 건넨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가 지난 5일 2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글로벌 경영 ‘시동’…내주 일본행 비행기 오른다18일 업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이르면 다음 주 일본으로 출국해 일본 롯데 주요 경영진들을 만나 현안을 보고 받을 전망이다. 또한 일본 경영진들과 주주들에게 그간의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감사의 뜻을 전달하는 시간도 가질 계획이다.
신 회장은 일본행 이후 해외 주요 사업장도 직접 방문할 전망이다. 우선 롯데케미칼의 인도네시아 사업 현장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롯데는 동남아시아 석유화학 제품 시장을 겨냥해 4조원에 달하는 인도네시아 유화단지 건설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최종 의사결정권자인 신 회장의 부재로 현재 사업이 사실상 중단 된 상태다. 신 회장은 또한 올 연말 완공을 앞둔 미국 루이지애나주 엔틸렌 생산공장의 완공식에 참석하는 등 해외 경영 보폭을 넓힐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신 회장은 대규모 인수·합병(M&A) 등 해외 사업 전반을 재검토할 계획이다. 신 회장은 현재 동남아시아 유통 및 제과 업체 인수 등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이후 중국 롯데마트 사업 매각 등도 재점검할 것으로 전해졌다.
◇경영 투명성 강화, 지주회사 체제 전환 ‘속도’신 회장은 롯데 지주회사 체제 강화에도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롯데지주는 지난 10일 호텔롯데가 보유한 롯데케미칼 지분 중 410만1467주와 롯데물산이 보유한 롯데케미칼 지분 중 386만3734주, 합계 796만5201주(지분율 23.24%)를 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롯데케미칼을 포함한 롯데의 석유화학 회사들이 롯데지주로 편입된다.
롯데지주는 롯데케미칼의 지주사 편입을 통해 그룹의 지주 체제를 더욱 안정화하고 유통·식음료 업종에 편중돼 있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경쟁력을 높여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롯데지주는 이날 이사회에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보통주 발행주식 총수의 10%에 달하는 1165만7000주 규모의 자기주식을 소각하고 4조5000억원 규모의 자본잉여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롯데지주는 이를 결의하기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오는 11월21일 개최할 예정이다. 롯데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그룹의 경영 투명성 강화 및 주주 권익 강화 방안을 최우선으로 하는 신동빈 회장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됐다”라고 말했다.
◇대규모 채용 계획, 연말 임원 인사도 초미의 관심신 회장이 경영 정상화를 본격화하면서 그가 약속한 대규모 채용 계획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 회장은 석방 후 임직원들에게 “롯데가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에서 모색해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조만간 재계 서열 5위인 롯데그룹 차원의 대규모 투자·채용 계획이 발표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롯데가 신성장 동력으로 삼은 온라인 쇼핑 분야인 e커머스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채용 계획을 내놓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앞서 신 회장은 2016년 10월 경영비리 관련 검찰수사가 끝난 뒤 롯데그룹 개혁안을 발표하면서 향후 5년간 7만명 신규 채용 및 총 40조원 투자 계획을 약속한 바 있다.
또한 속도를 내고 있는 ‘2019년 정기 임원인사’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롯데는 통상 크리스마스를 전후에 이뤄졌던 정기 임원인사를 올해는 20일가량 앞당겨 12월 초에 발표할 계획이다. 업계는 신 회장의 경영 쇄신 의지에 따라 올해로 임기가 만료되는 계열사 CEO급의 대규모 물갈이와 대대적인 조직 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sou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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