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최민지 인턴기자] "권력에 맞서 진실을 말하는 용기가 진짜 변화를 이끌어낸다".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여성지 '엘르(ELLE)'가 주관한 '위민 인 할리우드(Women in Hollywood)'에 참석한 배우 마고 로비가 남긴 말이다.
할리우드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여성들의 목소리가 높다. 거물 제작사 하비 웨인스타인이 수십 년간 여배우와 여직원들을 성추행 및 성폭행을 해왔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이와 관련된 폭로와 알고도 묵인한 주변 행태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위민 인 할리우드' 행사에서도 많은 여성 영화인들이 연예계에서 겪은 성폭력 경험을 털어놨다. 이들은 왜 피해자들이 지금까지 입을 열 수 없었는지, 대중 앞에 나선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이야기하며 할리우드 안팎에 만연한 성차별 문화를 지적했다.
제니퍼 로렌스는 신체적 수치심을 느꼈던 일화를 공개했다. 그는 "일을 갓 시작했을 때 영화 제작사로부터 2주 안에 약 7kg을 빼라는 지적을 받았다"며 "한 여성 프로듀서는 나보다 훨씬 마른 다섯 명가량의 여성들과 함께 주요 부위만 가린 채 나체 상태로 줄을 서게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프로듀서는 다이어트 자극을 위해 나체 사진을 찍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면서 "인기를 얻은 후에야 비슷한 상황에서 '싫다'고 말할 수 있는 힘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리즈 위더스푼은 16세 때 감독에게 성폭행을 당한 경험을 고백하며 "피해 사실을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않는 것이 계약 조건이었다"고 말했다. 행사에 참석한 여성들이 솔직하게 털어놓는 것을 보며 용기를 얻었다는 위더스푼은 "덜 외롭다"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자신이 직접 성희롱을 목격했던 경험을 얘기했다. 촬영 도중 여성 메이크업 아티스트와 촬영 어시스턴트들에게 성희롱 발언을 일삼는 남성 상사들을 목격했고, 그때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만해"라는 말뿐이었다고.
이에 스튜어트는 "그 사람들은 1초 창피하고 말 뿐이다. 매일매일 똑같은 일이 반복된다"며 "일을 그만둬야 한다는 두려움에 말 못 하는 여성들이 많다. 사실을 말하면 피해를 보는 것이 아닌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믿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고 로비는 웨인스타인의 성폭력을 폭로한 사람들을 향한 지지와 찬사를 보냈다. 그들을 "히어로"라고 지칭하면서 "권력에 맞서 진실을 말하는 용기가 진짜 변화를 이끌어낸다"고 말했다.
또 "할리우드 안에서만의 문제가 아니다. 모든 여성이 불평등에 맞서고 있다. 우리가 함께일 때, 그 무엇도 우리를 꺾을 수 없다"며 성차별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외에도 배우 제시카 차스테인, 영화감독 에바 두버네이, 제작자 캐슬린 케네디 등 많은 여성 영화인들이 목소리를 내며 뜻을 같이했다. 이들의 용기가 진짜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까. 변화를 갈망하는 목소리는 점점 거세지고 있다.
사진ㅣ토픽 이미지스 / 스플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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