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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손흥민은 31년 묵은 오랜 기록을 깨고자 한다.’
영국 일간지 ‘이브닝스탠다드’지도 손흥민(25·토트넘)의 골 신기록 달성 여부에 관심을 보였다. 이 신문은 최근 ‘왓포드전에서 2골을 넣은 손흥민은 올 시즌 모든 대회에서 18골을 기록 중이다. 1골을 더 해내면 한국 선수 유럽리그 (한시즌) 최다골 타이 기록을 세운다’고 했다. 그러면서 1985~1986시즌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19골(정규리그 17골·독일축구협회 포칼 2골)을 넣은 차범근 2017년 U-20 월드컵 조직위원회 부위원장의 기록을 언급, ‘현재 만 63세인 차범근은 한국이 배출한 최고 선수로 분데스리가 308경기에서 98골을 넣었다’고 소개했다.
‘20대 손흥민’이 30대 차범근을 넘어설 것인가. 그는 15일 오후 8시30분(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화이트하트레인에서 열리는 2016~2017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2라운드 본머스와 홈경기에서 시즌 19호 골을 노린다. 올 시즌 모든 대회에서 38경기를 뛴 손흥민은 EPL에서 11골, FA컵 6골, 유럽 챔피언스리그 1골 등 18골을 터뜨렸다. 리그로만 보면 3경기에서 4골을, FA컵까지 통틀어 따지면 5경기에서 7골을 해내며 오름세를 타고 있다. 아스널 출신으로 영국 공영방송 BBC에서 해설자로 활약하는 존 하트슨은 손흥민이 멀티골을 해낸 지난 왓포드와 31라운드가 끝난 뒤 ‘손흥민은 세계 톱클래스 선수’라고 치켜세웠다. 분데스리가를 넘어 꿈의 무대였던 EPL에서도 두 번째 시즌 만에 최고 별을 향해 진격하는 손흥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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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럽게 1970~1980년대 ‘갈색폭격기’라는 수식어로 당대 최고 리그였던 분데스리가를 휘저은 차 부위원장과 비교된다. 더구나 그가 지닌 19골 기록 경신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이다. 차 부위원장은 1985~1986시즌 레버쿠젠에서 38경기 19골을 기록했다. 만 33세 때였다. 반면 그보다 8세 어린 손흥민은 올 시즌 39경기에서 18골을 넣어 차 부위원장과 유사한 흐름이다. 공교롭게도 둘 다 유럽 진출 8년 만에 최고 기록을 세웠다는 점도 같다. 차 부위원장은 1978~1979시즌 다름슈타트에서 데뷔했고, 손흥민은 만 18세였던 2010~2011시즌 함부르크 유소년을 거쳐 성인 무대에 올라섰다. 측면 날개와 최전방을 두루 겸할 뿐 아니라, 빠른 발로 저돌적인 돌파와 정확한 슛을 주무기로 삼은 것도 닮은 꼴이다. 31년 간 차 부위원장의 기록은 한국을 넘어 유럽에 진출한 아시아 선수들도 넘어서지 못했다. 마침 자신과 가장 유사한 플레이어인 ‘후배’ 손흥민의 발에서 깨질 조짐이다.
물론 손흥민이 아직 차 부위원장을 넘어서기엔 이르다는 견해도 있다. 그중 골의 질적인 면을 거론한다. 유럽 톱클래스 공격수의 상징처럼 여기는 건 정규리그 득점이다. 손흥민이 올 시즌 많은 골을 넣긴 했으나 그중 FA컵에서 6골이나 됐다. 특히 상대가 대부분 하부리그 팀이다. 31년 전 정규리그에서만 17골을 넣은 차 부위원장의 업적과는 거리가 있다는 것이다. 유럽 8년차에 해낸 정규리그 골도 손흥민은 56골이다. 10년간 98골(PK 없음)을 해낸 차 부위원장의 기록을 따라가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러나 엄연하게 기록은 기록이다. 아시아 선수가 유럽 빅리그 구단에서 한 시즌 20골에 도전한다는 것은 이전까지 상상하기 어려웠다. 올 시즌 FA컵 4강전까지 최소 8경기를 남겨둔 손흥민으로서는 꿈의 20골 고지도 바라볼 수 있다. 개인 뿐 아니라 팀을 위해서도 마찬가지다. 선두 첼시(승점 75)에 승점 7 뒤진 2위를 달리는 토트넘은 역전 우승을 꿈꾸고 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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