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도 있을 건 다 있네

스프링캠프의 본질은 환경 조성

대만도 훌륭하다

차라리 ‘가성비’ 대만으로 오고, 그 돈 아껴 ‘선수 복지’ 투자한다면

[스포츠서울 | 가오슝=박연준 기자] 굳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 미국까지 건너가야 할 이유가 있을 정도다. 더구나 고환율 시대가 지속되면서 ‘미국 스프링캠프’의 효율성에 대한 의문이 커질 수밖에 없다. 현장에서 본 대만 캠프의 환경은 미국 못지않게 훌륭했다. 차라리 이곳에서 내실을 다지고, 절감한 비용을 저연봉 선수들의 복지에 투자하는 ‘실리 있는 운영’을 하면 어떨까.

올시즌 역시 미국으로 캠프를 떠난 팀이 여럿 있다. ‘디펜딩 챔피언’ LG와 NC가 애리조나로, SSG가 플로리다로 향했다. 날씨와 시설 면에서 미국이 우위에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지만, 항공료와 체류비 등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난 비용이 항상 발목을 잡는다.

반면 키움이 둥지를 튼 가오슝이나 롯데가 선택한 타이난 등 대만 캠프는 이른바 ‘가성비’의 정점이다. 물가가 저렴한 것은 물론, 훈련 시설 역시 과거와 달리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스프링캠프의 본질은 투수들의 ‘빌드업’과 타자들의 타격감 조율을 위한 온화한 환경 조성에 있다. 31일 현재 가오슝의 기온은 24도, 체감 온도는 22도로 운동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한낮의 열기는 밤이 되면 시원한 바람으로 바뀌기도 한다.

그라운드 관리 상태 또한 합격점이다. 내야 흙은 고르게 다져져 있고, 외야 잔디는 새벽부터 현지 시설 관리원이 나와, 물을 뿌려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시설 면에서 선수들의 불평이 나오지 않을 만큼 정비가 잘 되어 있다. 이 정도면 ‘가성비’를 넘어 ‘정석’이라 불려도 손색이 없다.

최근 KBO리그는 최저 연봉을 2027년까지 3300만 원으로 인상하기로 했다. 기존 3000만원에서 10% 올렸다. 그러나 여전히 타 종목(농구·배구 4000만 원 이상)에 비해 박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후 월 200만 원 초·중반대의 급여로는 저연차·2군 선수들이 생계유지와 장비 구매를 병행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차라리 캠프 비용을 줄이고, 이 돈을 선수에게 투자한다면 어떨까. 절감한 막대한 예산을 선수들의 최저 연봉 보전이나 장비 지원, 육성 환경 개선 등에 투자한다면 리그의 근간인 ‘팜(Farm)’은 더욱 단단해질 수 있다. 화려한 미국 본토 훈련이라는 ‘명분’ 대신, 내실 있는 훈련지와 선수 복지 강화라는 ‘실리’를 택하는 운영이 더 나은 선택지 아닐까.

대만 캠프에서 만난 선수단의 훈련 열기는 그 어느 곳보다 뜨겁다. “있을 건 다 있다”는 현장의 목소리는 미국 지상주의(?)에 빠진 한국 야구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실속 넘치는 대만 캠프가 KBO리그 전반으로 확산하여, 그 혜택이 선수단 복지로 돌아가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되길 기대해 본다. duswns06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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