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춘천=정다워 기자] “동계 훈련 때부터 이 팀은 여지없이 잘할 것이라 생각했다.”

강원FC 베테랑 홍철(35)은 16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상하이 선화(중국)와의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 1차전에서 0-1로 뒤진 후반 9분 동점골을 터뜨리며 2-1 역전승의 발판을 놨다.

홍철의 활약으로 강원은 역사적인 아시아 무대 데뷔전에서 승리를 거뒀다. 홍철은 강원 ACLE 첫 골의 주인공이 됐다.

홍철은 성남 일화를 시작으로 수원 삼성, 울산HD, 대구FC에 이어 강원에서도 ACL에 나서는 대기록을 썼다. 게다가 중요한 골까지 터뜨려 의미를 더했다. 정경호 감독도 “승리의 숨은 주역”이라며 홍철을 칭찬했다.

경기 후 홍철은 “팀이 지는 상황에서 때려봐야겠다고 생각해 시도했는데 운 좋게 들어갔다. 첫 골을 넣어 너무 기쁘다”라면서 “일정이 타이트해 감독님께서 이원화를 했는데 뒤에 있는 선수들이 잘 준비했다. 기회를 잡으려는 선수들이 열심히 해 좋은 결과도 냈다. 팀이 강해질 것 같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홍철의 말대로 강원 정경호 감독은 K리그1 파이널A 진출을 위해 로테이션을 실시했다. 베스트11 대신 주로 교체로 나서거나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던 선수들이 선발로 뛰어 승리를 합작했다.

홍철은 “오늘 승리를 통해 K리그1을 준비하는 선수들도 경각심을 갖게 될 것이다. 더 열심히 하는 계기가 될 것 같다. 다음에 감독님께서 오늘 뛴 선수들을 믿을 수도 있다. 나 역시 베테랑으로서 늘 잘 준비하겠다”라는 각오를 밝혔다.

이날 홍철은 스리백의 왼쪽 수비수 역할을 담당했다. 수비 상황에서는 중앙에서 움직이다 공격으로 돌아서면 사이드백으로 이동하는 변화였다.

그는 “감독님이 축구 지능이 워낙 뛰어나다. 상대 전술에 맞춰 우리가 스리백을 준비했다”라면서 “조금 어색하긴 했다. 내가 키가 크지 않아 헤더 경합을 잘 못한다. 그런데 오늘 잘된 부분이 있어 축구를 조금 더 오래 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여러모로 기쁘다”라며 미소 지었다.

공교롭게도 홍철과 역전골의 주인공 구본철은 룸메이트다. 같은 방을 쓰는 두 선수가 승리를 합작했다. 그는 “룸메이트를 바꾸면 안 될 것 같다”라며 웃은 뒤 “본철이도 간절하게, 절박하게 준비해 좋은 결과가 있었다”라고 후배를 칭찬했다.

최근 강원은 K리그1에서 3연승을 달리고 있다. 여기에 첫 ACLE 경기에서도 승리하며 기세를 올리게 됐다.

홍철은 “나는 동계 훈련 때부터 이 팀은 에너지 레벨이 높고 선수들이 열심히 하기 때문에 여지없이 잘할 것이라 생각했다”라면서 “게다가 감독님이 정말 축구에 미쳐 있는 사람이다. 정말 많은 것을 가르쳐주신다. 선수들도 잘 따라가고 있어 더 좋아질 것”이라고 장담했다. 상무 시절 코치였던 정 감독을 잘 아는 선수답게 신뢰도 두터운 모습이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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