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춘천 | 정다워 기자] 강원FC의 아시아 무대 승리를 이끈 정경호 감독이 미소 지었다.
정 감독이 이끄는 강원은 16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상하이 선화(중국)와의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 1차전에서 2-1 승리했다.
강원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나선 ACLE 무대에서 거둔 데뷔전 승리였다.
경기 후 정 감독은 “창단 멤버로서 시간이 많이 흘렀다. 강원이 ACLE라는 큰 대회에 출전해 영광스럽다. 감독으로서 역할을 해 감회가 새롭다”라면서 “첫 경기에서 승리할 줄 몰랐다. 우리 선수들이 잘해줬다. 시간이 얼마 없었지만 동기부여를 갖고 준비했다. 고맙다고 말해주고 싶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정 감독은 “사실 전반전은 0-0 승부를 예상했다. 후반에 승부를 걸 생각이었는데 전반 막판 실점했다. 조금 혼을 냈다. 주도하고 잘했는데 집중력에서 문제가 있었다. 에너지도 분산되는 느낌이었다. 후반에는 한 골만 넣으면 따라갈 수 있다고 봤다. 처음부터 상대가 대응하기 어렵게 5분 정도에 교체하려 했는데 변화를 주는 타이밍도 주효했다”라고 승리의 원동력을 진단했다.
압도적 승리였다. 슛 횟수에서 11대2로 상하이를 괴롭혔다. 한 골 차 승부였지만 내용은 사실상 원사이드였다. 주말 K리그1 경기를 대비해 로테이션을 감행했는데 상하이와의 전력 차이가 컸다.
정 감독은 “내 욕심으로 예고했던 로테이션 명단을 바꾸고 싶지 않았다. 이원화를 하며 동기부여를 한 게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 선수들에게 책임감을 갖자고 했다. 역사적인 첫 경기에서 힘을 모아 승리하자고 했다. 부담보다 성장, 발전에 집중하자고 했다. 리그 연승 분위기에서 선수들이 감동을 갖고 다음 경기를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예상 밖 첫 승에 강원은 자신감을 갖게 됐다.
정 감독은 “지난시즌 광주가 시민구단으로서 엄청난 결과를 냈다. 우리도 첫 승을 했으니 아시아 무대에서 조금 더 이름을 알리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최대한 빠르게 다시 승리하고 싶다. K리그와 병행하기 때문에 영리하게 운영해야 할 것 같다. 파이널A 진출하고 광주처럼 ACLE에서도 우리의 색깔, 도전 정신을 알리고 싶다”라는 목표를 밝혔다.

역전골을 터뜨린 구본철은 “ACLE이라는 무대는 첫 경험이다. 강원에게도 첫 경기였다. 승리해 너무 기쁘다. 팀에 도움이 돼 더 기쁘다. 뒤에 있는 선수들이 준비해서 경기에 나갔는데 강한 의지로 임했다. 그래서 경기도 뒤집은 것 같다. 오늘 경기를 통해 우리 팀이 앞으로 힘든 일정을 더 잘 소화할 수 있을 것 같다. 다시 오지 않을 기회라고 생각했다. 운 좋게 기회가 왔다”라고 말했다.
정 감독과는 성남FC에서도 함께했던 구본철은 “성남 시절 감독님 밑에서 뛰었다. 제 스타일을 잘 아신다. 힘들었던 시절 먼저 손을 내밀어주셨다. 항상 감사하다. 출전을 못 할 때도 뒤에서 묵묵하게 준비했다”라고 덧붙였다.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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