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박연준 기자] LA 다저스 김혜성(26)이 일본에서 열리는 메이저리그(ML) 개막전에 나서지 못하게 됐다. 다저스 구단은 지난 12일(한국시간) “김혜성이 트리플A에서 시즌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김혜성은 다저스와 계약할 당시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포함하지 않았다. 구단이 결정한 만큼 마이너리그행을 받아들여야 한다.
개막전 엔트리 합류가 무산되면서 당장은 아쉬운 결과다. 그러나 이번 결정이 김혜성에게 오히려 도약을 위한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현재 김혜성은 타격폼을 수정하고 있다. 실전에서 적용하는 과정이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 시범경기 기간 완성은 불가능에 가깝다. 자연히 시범경기 성적이 좋지 못하다. 타율 0.207, 1홈런 3타점 2도루가 전부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LA 타임스 등 현지 매체 인터뷰에서 “김혜성이 최근 타석에서 훨씬 편안해 보였다. 수비와 중견수로서의 활약도 만족스러웠다”면서도 “지금은 더 많은 타석에 들어서야 하는 시점”이라며 밝혔다.

단순한 ‘강등’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 현재 김혜성은 강한 타구를 생산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타격폼을 바꾸는 과정은 하루아침에 끝나지 않는다. 많은 연습과 실전이 필요하다.
시범경기 후반부로 갈수록 타율이 올라갔다. 타격감이 살아나는 모습이다. 그러나 개막전까지 최상의 상태로 끌어올리기엔 시간이 부족했다. 다저스는 김혜성이 도쿄로 가는 것보다, 미국에 남아 더 많은 타석을 소화하며 실전 감각을 익히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ML 데뷔가 멀어진 것은 아니다. 다저스는 일본 개막전을 마친 뒤 미국으로 돌아온다. 오는 24~26일 에인절스와 시범경기를 추가로 치른다. 이후 28일 다저스타디움에서 디트로이트와 미국 본토 개막전을 치른다.
현지 언론은 본토 개막전 로스터 승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다저스 네이션은 “김혜성이 미국 개막전 로스터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즉, 다저스는 개막전이 두 번 존재하는 특수한 상황을 활용해 김혜성에게 좀 더 시간을 주려는 전략을 택했다고 볼 수 있다. 남은 시범경기와 마이너리그 경기에서 확실한 반등을 보여줘야 한다.
해결해야 할 과제는 역시나 타격이다. 수비와 주루는 이미 수준급으로 평가받는다. ML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타격에서 경쟁력을 입증해야 한다. 최근 타격폼을 바꾼 만큼, 이를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이 급선무다.
실망스러운 소식이지만, 절망적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더 큰 도약을 위한 준비 과정이다. ML 데뷔를 위해 한 걸음 더 가야 한다. 김혜성이 남은 기간 타격에서 확실한 반등을 보여준다면, 다저스의 유니폼을 입고 빅리그에서 뛰는 모습을 보는 것은 시간문제다. duswns06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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