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한 2~3일 됐어요.”

KBO리그에 ‘묘한’ 변화가 감지된다. 아직 ‘확’ 눈에 띄는 정도는 아니다. 어떻게 될지 모른다. 공식 경기사용구 반발계수에 관심이 간다.

KT 이강철 감독은 지난 28일 의미심장한 발언을 남겼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올시즌 타구가 잘 날아가기는 한다. 그런데 지금은 좀 안 나가는 것 같다. 한 2~3일 됐다. 공이 바뀐 것 같더라”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이 그런 말을 한다. 아무래도 매일 경기에 나가니까 체감이 되지 않겠나. 잘 맞아서 ‘멀리 가겠다’ 싶은데 안 가니까 ‘어? 뭐지?’ 싶다고 한다. 공이 좀 다른 게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기본적으로 ‘감’은 완전히 정확할 수 없다. 그러나 1년에 144경기씩 치른다. 규정타석을 채우면 446타석이다. 이 많은 타석을 소화하면서 쌓이는 ‘감’은 또 무시할 수 없다.

당장 올시즌 현장에서는 ‘공이 멀리 간다’고 입을 모았다. “툭 쳤는데 담장 앞까지 간다”고 했다. 리그 타율이 0.274다. 지난해 0.263보다 1푼 이상 높다. 2023시즌 경기당 홈런이 1.28개였는데 올해는 1.91개다. 확 늘었다.

구체적인 원인 파악은 쉽지 않다. 일단 간단하게 볼 수 있는 수치가 공인구 반발계수다. 지난 3월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발표한 검사 결과에는 반발계수가 0.4208이 나왔다. 기준 상한선인 0.4234에 근접했다. 2023년 검사 결과가 0.4175다. 0.0033 상승했다.

30일 2차 검사 결과를 내놨다. 이번에는 반발계수가 0.4149다. 1차 검사 결과와 비교해 0.0059 떨어졌다. 2023년 0.4175보다 낮아졌다.

이강철 감독의 “잘 안 날아간다”는 말을 증명하는 근거 자료가 될 수 있다. 물론 비거리는 반발계수 외에 수많은 변수가 작용한다. 타구 속도와 각도가 각각 다르고, 바람의 영향도 받는다.

그렇다고 반발계수의 영향이 ‘0’이라 단정할 수도 없다. 반발계수가 낮으면 반발력이 떨어지니 당연히 비거리가 줄어들 수 있다. 자연스러운 판단이다.

실제로 ‘탱탱볼’이라던 2018시즌 공인구 반발계수 기준은 0.4134~0.4374였고, 2019시즌부터 0.4034~0.4234로 기준을 낮췄다. 결과는 모두가 안다. ‘극단적 타고투저’ 시대가 저물었다.

조금 더 지켜볼 필요는 있다. 당장 수치상 극적인 변화는 없는 상태다. 이강철 감독은 지난 28일 “2~3일 전부터”라 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대략 4월25일을 기준으로 잡을 수 있다.

일단 개막 후 4월24일까지 133경기에서 경기당 홈런은 1.91개다. 4월25~30일 25경기에서는 경기당 1.92개다. 큰 차이가 없다.

그런데 30일에만 5경기에서 홈런 11개가 터졌다. 이에 4월25~29일 열린 20경기로 보면 합계 37홈런-평균 1.85개가 된다. 줄기는 줄었다. 이강철 감독과 현장의 ‘감’이 맞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리그 흐름에 큰 변화가 일어날 수도 있는 부분이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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