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항저우=박준범기자] ‘난적’ 우즈베키스탄과 결승 길목에서 만났다. ‘황선홍호(U-23 대표팀)’가 최대 고비와 마주한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대표팀은 4일 오후 9시(한국시간) 중국 항저우 황룽스포츠센터에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우즈베키스탄과 4강전을 치른다. 대회 ‘3연패’에 도전하는 황선홍호의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황선홍호는 이번 대회에서 ‘순항’하고 있다. 조별리그부터 8강전까지 5경기에서 23골을 넣으면서 단 한 골만 허용했다. 극강의 공격력과 짠물 수비를 펼쳐 뛰어난 공수 밸런스를 보여주는 중이다. 대회 전부터 존재했던 ‘최약체 공격진’ 우려를 딛고, 2선 자원들의 고른 득점 분포 속에 2002 부산 대회부터 6연속 4강에 오르는 데 성공했다.

황선홍호의 4강 상대인 우즈베키스탄은 만만치 않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75위로 낮다. 하지만 우즈베키스탄은 이 연령대에서 강세를 보인다.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에서 지난 2018년 우승, 2020년 4위, 지난해 준우승에 오를 정도로 저력이 있다. 황선홍호는 지난해 아시안컵에서 8강에서 고배를 마셨다.

아시안게임에서도 대표팀은 우즈베키스탄에 고전했다. 1994 히로시마 대회 때는 결승에서 만나 0-1로 패한 아픈 경험이 있다. 또 5년 전인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때도 8강에서 우즈베키스탄을 상대했다. 당시 와일드카드로 합류한 공격수 황의조(노리치시티)의 해트트릭에도 연장 접전 끝에 4-3, 진땀승을 거둔 바 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당시 대표팀의 최대 고비이기도 했다.

우즈베키스탄과 황선홍호는 지난해 9월 화성종합경기장에서 맞붙었는데, 1-1 무승부를 거뒀다. 특히 우즈베키스탄은 이번 대회에 와일드카드 없이 2000년대 선수로 팀을 꾸렸다. 더욱이 우즈베키스탄을 이끄는 감독은 티무르 카파제다. 그는 지난 2021년부터 우즈베키스탄 연령별 대표팀 감독을 맡고 있다. 그는 현역 시절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한 시즌을 뛴 적이 있는 ‘지한파’다. 우즈베키스탄을 대표해 선수로서도 한국을 많이 상대했다. 카파제는 황선홍호의 8강전을 관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나 우즈베키스탄은 기술보다는 힘과 피지컬로 승부하는 유형의 팀이라, 상대하기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 황 감독도 이를 경계하며 “우즈벡은 상당히 직선적이다. 또 파워풀하고 에너지가 있는 팀”이라며 “힘 싸움을 하는 팀이기에 같이 힘 싸움을 하면 어려워질 수 있다. 전술적으로 준비를 잘해야 한다. 지금 최고의 적은 우리 안에 있다. 방심하면 안 된다.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라고 강조했다.

황 감독의 말대로 4강전에서는 힘 대 힘의 정면승부보다 기술과 스피드를 활용한 공격을 펼칠 가능성이 크다. 황 감독은 중국과 8강전에서 이강인(파리생제르맹), 정우영(슈투트가르트), 엄원상(울산 현대) 등 기술과 스피드가 뛰어난 자원들을 벤치에 두고 송민규(전북 현대)와 안재준(부천FC)을 양 측면에 배치해 재미를 봤다. 이강인, 정우영, 엄원상은 8강전에서 62분만 소화한 만큼 체력적인 부담이 덜하다. 변화무쌍한 2선 조합은 황선홍호의 최대 강점이다. 황 감독도 “선발은 큰 의미가 없다. 누가 나가도 제 몫을 해준다”라고 만족감을 표했다.

한국이 4강전에서 우즈베키스탄을 제압한다면, ‘3연패’에 딱 한 걸음만 남겨두게 된다. 결승전은 오는 7일 일본과 홍콩전의 승자와 맞대결한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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