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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부천전 승리 후 단체 세리머니하는 경남 선수단.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박준범기자] 경남FC의 변칙이 통했다.

설기현 감독이 이끄는 경남은 19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21라운드 부천FC와 홈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지난달 5일 부산 아이파크전 승리 이후 한 달 여 만에 승리한 경남(승점 26)은 순위는 7위를 유지했지만, 4위권과 격차를 두 경기 차 이내로 좁히는 데 성공했다.

경남의 한 수는 외국인 공격수 듀오 에르난데스와 윌리안 투톱 배치였다. 둘은 스피드와 돌파가 뛰어난 ‘크랙’ 유형이다. 때문에 양쪽 측면 공격수를 소화했는데, 반전을 위해 꺼내든 설 감독의 묘책이었다. 둘은 시종일관 자기 옷을 입은 것처럼 부천 수비진을 공략했다. 특히 후반 시작과 함께 에르난데스의 돌파에 이은 윌리안의 이날 두 번째 득점으로 이어진 장면은 기대감을 갖기에 충분했다.

경남은 올시즌 앞두고 국가대표 공격수 이정협을 영입했다. 설 감독은 15골은 넣어줄 수 있는 선수라 칭했으나, 적응이 쉽지 않았다. 결국 이정협은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강원FC로 떠났다. 최전방에 대한 우려가 있었으나, 이를 변칙으로 상쇄해냈다. 더군다나 에르난데스와 윌리안이 수비를 끌고 다니면서 백성동과 황일수도 덩달아 살아나는 모습이었다. 황일수는 이날 공격 포인트는 없었지만 모처럼 활발한 공격으로 활기를 불어넣었다. 백성동은 전반 34분 적절한 침투로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직접 키커로 나서 대범한 파넨카킥으로 골 맛을 봤다.

설 감독도 경기 후 만족스러워했다. 그는 “스리백을 쓰는 팀들은 빠르고 개인기가 뛰어난 선수들을 상대할 때 끌려 나온다. (이날과 같은)투톱을 더 내세울 필요가 있다. 둘의 호흡은 더 좋아질 것”이라고 향후에도 에르난데스와 윌리안의 투톱을 가동할 뜻을 남겼다.

큰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게 사실이지만, 어쨌든 경남은 선수 구성이나 스쿼드로 보면 K리그2 상위권에 속하는 팀이다. 설 감독이 과감히 선택한 변화가 통하면서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경남은 지난 시즌에도 후반기 대단한 스퍼트로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했다. 경남의 행보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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